일본 제품을 불매하는 ‘노노재팬’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며 일본차 대체에 나섰다.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한국도요타 제공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한국도요타 제공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7월 일본 브랜드 자동차 판매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가 일본이 강점을 지닌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한국 진출한 일본 브랜드 3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가시적인 영향은 없다’지만, 월말을 앞두고 계약상황 등이 보고되면서 영업일선에서는 평년보다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브랜드 관계자는 "반일이슈 이후 전시장 내방객이 급감했고, 온라인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이 최근 오프라인 과격행위로 번지면서 ‘(반일이슈가 잠잠해질때까지) 지켜보자'는 여론이 강해졌다"며 "정확한 판매실적은 8월 초 공개되겠지만 평년대비 판매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 수입 하이브리드는 1만65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1%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 자동차는 2만34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신장했다. 독일 등 유럽 브랜드가 고전하면서 수입차 전체 시장은 22.0% 감소한 상황이라 일본 브랜드 성장은 한층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디젤차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낙인 찍힌 상황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같은 기간 국산차 하이브리드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국산 하이브리드는 현대기아차가 주도한다. 현대차는 1~6월 그랜저 하이브리드 1만6008대 등 총 1만9028대의 하이브리드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33.1%에 달했다. 기아차 역시 친환경 브랜드 니로 등의 선전에 힘입어 올 상반기 1만9509대의 하이브리드를 소비자에게 인도해 4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반일이슈 이후 일본 브랜드 하이브리드의 감소율을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가 흡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국산 하이브리드와 일본 하이브리드 간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반일이슈, 디젤게이트 이후 국내 소비자의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 등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서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 현대자동차 제공
그동안 하이브리드 기술이 일본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국산차지만, 최근 공개한 신기술은 ‘세계 최초'를 강조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7월 현대차가 출시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차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솔라루프 시스템'과 하이브리드 전용 능동변속제어기능 등을 탑재했다.

태양광 패널은 일 평균 일조시간 6시간 충전 시 1년에 1300㎞ 거리를 더 달릴 수 있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 개발한 능동 변속제어 기술은 독자 개발한 제어 로직을 통해 하이브리드 모터로 자동변속기를 초당 500회 초정밀 제어, 변속 속도를 30% 단축하고 내구성도 높였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료효율은 복합 리터당 20.1㎞로, 국내 출시된 중형세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인증 받았다.

‘신중론'을 제기하는 입장도 있다. 박재용 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교수는 "일본 브랜드 자동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타국 브랜드 대비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이탈이 아닌 ‘대기’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반일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차이가 적은 국산 준대형 하이브리드 세단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