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구글 등 국내외 인터넷 기업 간 뜨거웠던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통·번역 경쟁이 이통사로 번졌다. 이통사는 AI 번역 서비스 탑재로 자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 /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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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9일 AI 번역 서비스를 탑재한 ‘에그'를 선보였다. 같은 날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는 한글과컴퓨터 AI 번역 솔루션 ‘지니톡’을 탑재하고, 번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 꺼져가는 ‘에그’ 불씨 ‘AI 번역’으로 살아날까

KT는 저조한 LTE 에그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탑재한 신규 디바이스 ‘에그 톡(Egg Talk)’을 출시했다.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등이 보편화하면서 KT 에그와 같은 LTE 모바일 라우터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KT는 새로운 서비스와의 결합으로 에그 살리기에 나섰다.

KT는 에그 톡에 기존에 없던 LCD 화면을 추가하고, 파파고를 기본 탑재했다.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총 13개국 언어에 대한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2.4인치 터치 LCD를 통해▲파파고 번역 내용 확인 ▲데이터 사용량 확인 ▲설정 변경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최대 9시간 30분 이용 가능하다.

에그 톡은 LTE LTE 데이터 신호를 와이파이(Wi-Fi) 신호로 전환해주는 휴대용 에그(라우터)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디바이스를 LTE 에그에 연결하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LTE 에그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KT 에그 요금제인 ‘LTE 에그플러스(+)’에 가입 후 사용하며, 최대 8대 기기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출고가는 19만8000원(VAT포함)이다. KT 에그 요금제인 ‘LTE 에그+ 11(월1만6500원, 11GB제공)’와 ‘LTE 에그+ 22(월 2만4200원, 22GB)’로 가입할 수 있다.

KT 한 관계자는 "(LTE 에그) 판매량이 감소 추세인데 번역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같은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네이버의 파파고가 한국어에 특화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이 많아 네이버와 협력을 택했다"고 말했다.

◇ AI스피커 번역 서비스 뒤늦게 탑재한 SKT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는 그동안 경쟁사와 달리 기존에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29일부터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 10월 한컴과 AI 기반 통·번역 서비스 탑재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9개월 만에 자동 업데이트를 통해 영어 번역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19년 내 중국어와 일본어 번역 서비스도 추가한다.

한컴이 SKT의 AI스피커 ‘누구’(사진)에 자사의 인공지능 번역 솔루션 ‘지니톡’을 적용했다. / 각사 제공
한컴이 SKT의 AI스피커 ‘누구’(사진)에 자사의 인공지능 번역 솔루션 ‘지니톡’을 적용했다. / 각사 제공
양 사는 번역 서비스를 시작으로 AI 기반의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다. 한컴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손잡고 AI 기반의 음성인식 및 통번역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경쟁사들은 이미 번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는 자체적으로 번역 모델을 개발했다. SK텔레콤처럼 타사와의 협약을 통해 AI 번역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은 아직 없다.

KT 한 관계자는 "ETRI로부터 엔진 기술을 들여오고, 번역 서비스를 위한 모델은 KT가 직접 구축했다"며 "플랫폼이기 때문에 타사와의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 클로바가 함께 만든 AI 서비스 'U+우리집AI'에서 ‘파파고’를 활용해 외국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피커로 한국어를 최대 60초까지 녹음해 영어·일본어·중국어로 번역할 수 있다.

U+tv(IPTV) ‘UHD 셋톱박스’에는 구글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로 구글 번역 서비스를 탑재했다. 리모컨에 말하면 영어 외에 일본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 21개국 언어를 TV 화면을 통해 번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