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트 파이낸스를 위한 변명…투자 아닌 금융으로 봐야

  •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 박지혜 박사과정
    입력 2019.07.31 16:28

    "아트 파이낸스가 뭔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질문자들은 ‘어떻게 예술품의 가치를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가’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내가 가진 예술품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며 반가워하기도 한다. 이 질문의 밑바탕에 아트 파이낸스를 ‘투자 상품’으로 보는 심리가 깔려 있다는 증거다.

    아트(예술) 파이낸스(금융). 과연 금융은 투자인가? 투자는 금융의 일부일 뿐이다. 금융이 곧 투자인 것도 아니다.

    따라서 아트 파이낸스의 정의를 내릴 때 ‘투자 상품으로서의 예술품’만 생각하면 안된다. 일반 금융처럼 넓은 범위로 ‘예술 시장 참여자들 중 자금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자금 공급자가 화폐 및 금융자산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모든 행위’로 생각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아트 파이낸스의 정의를 내리자면 ▲예술품을 사기 위해 자본을 조달하는 행위 ▲예술품을 매개로 현금을 융통하는 행위 ▲예술품을 매개로 하는 비즈니스 행위 ▲예술품을 매개로 하는 작가의 자본 조달 행위 ▲예술품 구매를 위한 집합투자 행위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예를 들면, 혹은 오늘날 쓰이는 금융 사례와 비교하면 더 알기 쉽다. ‘예술품을 사기 위해 자본을 조달하는 행위’는 부동산의 ‘갭 투자’와 비슷하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주식, 채권, 부동산, 또 다른 예술품)을 담보로 은행에서 자금을 융통, 예술품을 사는 까닭이다.

    ‘예술품을 매개로 현금을 융통하는 행위’의 예가 지난 칼럼에서 다룬 ‘예술품 담보대출’이다. 충분한 자금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매회사 혹은 부티크 기관, 은행으로부터 현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예술품을 매개로 하는 비즈니스 행위’는 갤러리, 경매회사가 일반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행위다. 이들은 예술품을 유통·홍보·판매·담보 대출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자에게 자본을 공급하거나, 스스로가 자금을 원할 때 외부로부터 자본을 조달 받는다.

    ‘예술품을 매개로 하는 작가의 자본 조달 행위’는 갤러리나 국공립 기관이 진행하는 ‘전속 작가 제도’ 및 ‘작가 매니지먼트’를 생각하면 된다. 작가들이 온전히 작업에 몰두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창작활동 이외 업무(전시기획, 예술품 판매, 컬렉터 관리, 아트 페어 참여, 예술가 발굴, 작품의 주제 및 방향성 등에 대한 의견 교류 등)를 대행한다. 오래 전부터 예술가들은 자신의 예술품으로 집세를 내고 음식을 샀다.

    ‘예술품 구매를 위한 집합투자 행위’의 사례로 ‘예술품 투자 펀드’를 생각할 수 있다. 사상 최고 낙찰가 기록을 가진 예술품은 2017년 11월 영국 런던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 나온 작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다. 낙찰가는 4억5000만달러, 한화 약 5320억원이었다. 이렇게 비싸니 개인이 사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 예술품을 사려는 이들이 모여 대규모 자본, 즉 펀드를 만든 사례가 발전해 오늘날 예술품 투자 펀드가 됐다.

    아트 파이낸스는 이처럼 다양한 양상으로, 유형으로 이뤄진다. 해외에서는 아트 파이낸스가 활발히 이뤄져 큰 시장을 만들었다. 자본을 끌어들여 예술 시장 자체의 효율을 높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트 파이낸스는 아주 생소한 분야다. 투자 실패 사례가 알려져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기도 하다. 아쉬운 일이다. 한국에서 아트 파이낸스의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려면, 예술 시장의 효율을 높이려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트 파이낸스의 정의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박사 과정을 밟는다. ‘미술관 전시여부와 작품가격의 관계’ 논문,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용역 진행 등 아트 파이낸스 전반을 연구한다. 우베멘토 아트파이낸스 팀장으로 아트펀드 포럼 진행, ‘THE ART FINANCE Weekly Report’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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