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자금세탁방지 규제를 앞두고 분주하다. 암호화폐 산업에 전통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가 부여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이 국내서 본격적으로 실시되기에 앞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IT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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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코빗은 최근 다우존스와 ‘와치리스트’라는 AML 데이터 계약을 체결했다. 빗썸은 체결을 앞두고 테스트에 한창이다. AML 시스템은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적용되는 솔루션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주로 세계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제하는 외부 감사 업체와 협력해 이같은 솔루션을 적용한다.

다우존스 와치리스트는 FATF와 금융당국에서 지정한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 관련 위험대상 관련 데이터를 제공한다. 금융범죄와 부당 취득 위험 대상으로 감시받는 개인 및 기업 데이터를 식별해 고객사에 알려준다.이를 통해 거래소는 사기와 뇌물수수, 조직범죄, 테러 등과 관련된 불법 행위 주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AML 솔루션 적용을 가장 빨리 추진한 곳은 업비트다. 업비트는 6월 다우존스와 와치리스트 계약을 맺고 AML 금융 규제를 이행해 왔다. 업비트 관계자는 "거래 서비스 초기부터 월드체크라는 AML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었다"며 "쓰다보니 다우존스 와치리스트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빗은 내부 AML 전담팀을 구성하고 다우존스와 협업해 AML 규제를 준수한다는 계획이다. 코빗은 또 최근 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거래 판단 근거를 제공하고 투기성을 없애기 위해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코빗 관계자는 "다우존스 솔루션은 올해 10월 1일자부터 도입된다"며 "9월까지는 기존에 쓰던 AML 솔루션을 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빗썸도 AML 체계 구축에 적극적이다. 빗썸은 최근 자금세탁방지센터를 신설하고 약 40명쯤의 인력을 배치했다. 또 다우존스 와치리스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내부 AML 전담인력을 확보한데다가 외부 감사를 통해 AML 규제를 준수해 보다 전문성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빗썸 관계자는 "다우존스 서비스를 빗썸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있다"며 "테스트가 끝난 후 서비스가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코인원은 FATF 권고안 전문대응팀을 신설하는 등 자체 AML 감사에 나섰다. 또 8월~9월 중으로 외부 감사 업체와 손잡고 AML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외부 감사 업체와 AML 솔루션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며 "도입 마무리 단계라 이달 초 또는 다음 달 중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