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사람・돈 없이 반도체 1등 저력 韓, 소재부품도 자신"

입력 2019.08.08 07:27 | 수정 2019.08.08 07:57

토론회 참석 산학연, "일본 수출 규제 극복한다!"

"이번 위기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과학기술계가 큰 역할을 하자."(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1980년대 반도체 분야 지식도, 사람도, 돈도, 시장도 없었다. 지금 우리는 1등이다. 우리 반도체 부품소재 인프라는 그때보다 100배 좋아졌다. 못할 것 없다. 우리는 할 수 있다."(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범부처 핵심 소재 연구개발(R&D) 대책 수립 중이다. 정부 전략적 투자로 산업계 혁신 돕겠다."(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과학기술계 민관학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너무 쉽고 편하게 일본 제품을 사용했다는 반성과 함께 우리가 노력한다면 국가 경쟁력을 높여 일본의 공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졌다. 7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과학기술계 3대 기관이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공동 개최한 ‘과기계, 일본 수출규제 대응방안 주제 긴급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을 통해 일본 수출 규제 해법을 찾아본다.

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극복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토론회 모습 / 장미 기자
◇ ‘정부 국산화 정책’ 일관되고 지속 추진해야
정부의 한시적인 ‘반짝’ 지원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컸다. 소재부품 분야가 단기간에 추격이 가능한 분야가 아닌 만큼 정부가 중장기적인 투자와 지원,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종수 메카로 사장은 "국산화 대체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반반’이라고 답하겠다"며 "중장기로는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국산화인지 국가적 다변화인지 정책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걸 동시에 하려다 하나도 못 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실효성 있는 정책 제언도 나왔다. 박영수 솔브레인 부사장은 "정부가 R&D 예산으로 1조원 투입한다고 했는데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며 "예산 쪼개기를 막고 집중 투자할 수 있도록 집행 방식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노종합시설을 예로 들며 "지역 안배라는 명목으로 8억원 추진비를 6개 지역에 나눠서 사용한 선례가 있다"며 "그 결과 실질적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면교사 삼아 효과적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국산 제품 수요에 대한 과감한 지원 절실
산업계는 개발 제품의 수요 중요성을 역설했다. 판로가 있어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다는 것이다. 중소·중견 기업은 경제적 어려움이 커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국산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중소·중견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공정하게 평가한 뒤 대기업이 구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의무조항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기업은 수요가 담보되면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서진천 프리시스 대표이사는 국산 제품을 우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산이라고 해서 가격을 깎아줘야 한다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프리미엄을 주고 (국산 제품을) 사줘야 국산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했다.

◇ 인력 및 예산 확보도 과제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인재 개발이 요구된다. 소재부품업체 대다수는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석박사 인력이 대기업으로 향하는 현 구조를 개선해 중소·중견기업을 활성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김태성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미국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근무 여건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문 인력이 대기업에 쏠리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과 소재부품업체가 갑을 관계가 아닌 동반자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대표로 참석한 최지선 로앤사이언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지금처럼 국가적 위기 직면했을 때 의존할 수 있는 게 추경밖에 없다"며 "과학기술기본법을 개정해 R&D 특별예산편성을 가능케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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