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불매 영화는 타격, 게임·취미분야 영향 거의 없어

입력 2019.08.08 14:56 | 수정 2019.08.10 12:21

일본상품 불매운동 여파가 콘텐츠·취미·장난감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 콘텐츠 및 상품은 두터운 팬덤 문화와 대체재가 없는 관계로 부분적인 매출 하락이 감지되나 전체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분야에서 가시적으로 일본불매 여파가 확인되는 분야는 ‘영화'다. CJ ENM이 수입한 인기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최신작이 업계 기대치 대비 반 토막 흥행 성적을 기록했고, 대원미디어의 경우 8월 개봉 예정이던 도라에몽 최신 극장판 국내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7월 24일 국내 개봉된 극장판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은 8월 7일 기준 관객 수 21만명을 기록했다. 극장 및 영화업계가 평가하는 작품에 대한 흥행 기대치는 45만명 이상이다. 2016년 개봉된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의 경우 52만명 이상의 관객 수를 기록한 바 있다.

10월초 국내 개봉 예정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 신작 ‘날씨의 아이(天気の子)'도 일본불매운동 영향을 받고 있다.

영화 수입사 미디어캐슬은 일단 10월 개봉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강상욱 미디어캐슬 이사는 "날씨의 아이 10월 개봉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컨디션과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캐슬은 날씨의 아이 아이맥스 개봉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날씨의 아이'는 일본발 극장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흥행성적인 367만 관객을 기록한 ‘너의 이름은.’에 이은 신카이 감독의 최신작이다. 전작이 글로벌 히트작으로 떠오른만큼 신작에 대한 흥행 기대도도 높은 편이다.

7월 19일 일본 현지 개봉된 ‘날씨의 아이'는 개봉 17일 차인 8월 4일 433만명의 관객 수와 59억846만엔(677억원)의 흥행수입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업계에서는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관객의 선택권이 제한받고,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작품성과 예술성, 문화적 다양성 측면을 중시하는 영화제의 경우에는 이미 상영하기로 한 특정 국가의 영화를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영화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불매 움직임에 대해 문화적 다양성 측면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이미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주 관객층이 어린이인 만큼 아이의 의사에 따라 영화 관람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고, 개봉 예정인 영화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해 개봉 시기를 일정 부분 늦추거나 다시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게임·취미 분야는 거의 영향 없어

게임 콘텐츠와 프라모델, 피규어 등 취미 상품은 일본불매운동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의 매출 추이나 이용자 수 변동에는 현재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일본 캐릭터를 이용한 프로모션은 이후 감소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스위치 등 게임 패키지 판매는 일본불매운동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산 게임 패키지 상품 일부가 판매 부진 현상을 보이지만, 발전되지 못한 시장 구조 탓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RG 뉴 건담 건프라. / 반다이스피리츠 제공
‘건담 프라모델'(건프라)와 ‘피규어' 등 일본 캐릭터 상품 역시 시장에서 큰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

모형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대형마트 매출과 총판 주문량이 줄고 있지만, 일본불매 보다 불경기가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일본불매운동으로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모형 업계 관계자 역시 "소규모 키덜트 매장이 정리되면서 매출이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며 "취미 문화 상품 시장은 일본불매 보다 불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답했다.

게임, 캐릭터, 모형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캐릭터 상품 및 콘텐츠가 일본불매운동에 영향을 적게 받는 이유로 ‘팬덤 문화'와 ‘대체재가 없다'는 것을 지목했다. 만화 ‘드래곤볼'처럼 수십 년간 전 세계 대중에게 문화적 영향을 준 콘텐츠와 캐릭터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드래곤볼·건담·원피스처럼 팬덤 문화가 강한 캐릭터 상품 등 마니아 시장은 일본불매 영향을 덜 받지만, 짱구 등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 상품은 일부 매출 타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 매장 ‘애니메이트’. / 김형원 기자
캐릭터 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이를 타깃으로 개발된 캐릭터 상품은 주된 구매자가 어린이 본인이 아닌 부모이기 때문에 판매하락 현상이 일부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 장난감은 일부 영향받지만 불경기가 더 큰 문제

일본불매운동이 장난감 업계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

장난감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일본발 장난감이 매출 하락 현상을 보이며, 하락 폭은 불경기와 오프라인 매장 하락세를 고려해도 20%쯤 매출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난감 업계 관계자는 "일본불매운동 영향을 받고 있지만, 불경기와 오프라인 매장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정확하게 일본불매 여파를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취미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본불매운동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정부가 태도를 바꾸기 전까지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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