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야생동물 연구를 돕는다.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는 8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를 통해 머신러닝 기술을 생태학 연구에 적용해 동물 행동 분석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 생태학 연구자들과 협업한다. 이들이 연구지로 택한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포유류 70여 종, 조류 500여 종이 서식하는 생태 다양성의 보고다.

딥마인드 측은 "인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동물은 생존을 위해 행동 양식을 바꾸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예측이 쉽지 않아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연구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생태학 연구에 AI 기술을 도입한 이유다.

움직임 감지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 / 딥마인드 블로그 갈무리
움직임 감지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 / 딥마인드 블로그 갈무리
기존 연구는 ‘스냅샷 세렝게티(snapshot Serengeti) 데이터세트’를 사람이 수작업으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냅샷 세렝게티는 연구진이 10년 전 세렝게티 국립공원 중심부에 ‘움직임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모은 사진 수백만 장을 뜻한다. 움직임을 포착하면 자동으로 카메라가 작동해 동물을 방해하지 않고 촬영이 가능했다.

수집한 사진은 자원봉사자가 웹 기반 프로그램 ‘주니버스(zooniverse)’를 사용해 정리한다. 동물이 어떤 종인지 일일이 파악해 정보를 입력하는 식이다. 50여 종을 정리하는 데 약 1년이 걸린다.

딥마인드 머신러닝 모델을 스냅샷 세렝게티에 적용했다. 동물을 감지해 분석·분류하도록 학습된 모델이다. 데이터 수집·처리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연구자를 돕는다. 연구자는 동물 분포나 개체 수 변화 등 핵심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연구 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아프리카 지역은 전선 장애, 인터넷 접속 제한 등으로 연구에 어려움이 많다. 딥마인드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선해 AI 연구가 원활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해 생태계 보전에 나서는 기업과 대학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인텔은 밀렵을 막기 위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AI 알고리즘 ‘트레일가드(TrailGuard) AI’ 시스템을 만들었다. 퀸즐랜드 대학 연구진은 구글 텐서플로우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영상에서 바다 소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