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극일(克日)’ 특명에 화답

문재인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최기영 서울대학교 교수(전기·정보공학부)가 극일(克日·일본을 이기다) 특명에 화답했다.

최 후보자는 12일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으로 첫 출근하는 길에 1층 로비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과천과학관 3층에 마련한 인사청문회 대응 사무실로 출근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최근 일본 수출 규제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온국민이 체감 중이다"라며 "과기부는 국가의 중장기 과학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책임부서다. 기초를 다진다는 마음으로 관련 분야 연구개발(R&D)을 추진해 이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기초과학 R&D 투자로 장기적 안목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 이광영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 이광영 기자
최 후보자는 일본 수출 규제를 계기로 우리나라 R&D가 한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수출규제에 해당하는 정책뿐 아니라 미래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는 과학기술 정보통신 정책의 쇄신을 이뤄내겠다"며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이번 일(수출 규제)을 계기로 더 탄탄하게 기초를 다지고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과기정통부의 정책 방향으로 ▲R&D에 기반한 산업 활성화 ▲타 산업군과 협업 ▲기초과학 육성 등을 제시했다.

소재와 관련해 기술 확보를 위한 근본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R&D 프로세스를 점검해 혁신을 이루고, 여기에 기반한 산업 활성화로 국가 발전을 돕는다.

그는 "R&D 활성화 과정에서 많은 예산 투입되겠지만 발등의 불을 끄겠다고 국민 세금을 헛된 곳에 낭비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의 역할이 학계와 산업계가 자유롭고 창의적 연구개발로 혁신을 이뤄내도록 지원하고,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했다.

최 후보자는 "경력의 대부분을 반도체와 AI 연구자로 보냈는데 이는 과기정통부가 살펴야할 분야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저는 다양한 산업군과 협업해 성과를 이룬 경험이 있고, 이는 과기정통 분야 R&D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과학기술 정책을 장기적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혁신 기술은 기초과학을 토대로 성장하며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기술 발전이란 목표 외에도 기초과학은 인류의 지식을 확장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니며 한국이 기초과학으로도 자랑스런 국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인의 자율성과 창의성 바탕으로 근원적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런 연구개발이 사회적인 의미로 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하는 중요한 시기 맞았다. 이런 시기에 학계와 산업계가 자유롭고 창의적 연구개발로 혁신을 이뤄내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현장 연구개발자와 국민과 소통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극일 방안 외 5G플러스 전략이나 방송통신위원회와 역할 조정, AI 산업 육성 등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의견 제시 보다는 신중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는 최근 방통위가 제기한 ICT 분야 역할 조정 문제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고 잘 살펴보겠다"며 "방통위가 소관할 분야라고 판단되면 넘길 수 있다.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5G 활성화 전략에 대해선 "유영민 장관께서 열심히 해 5G 플러스 사업으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며 "5G가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과를 이뤘지만 이를 토대로 앱이나 콘텐츠 개발 등이 잘 이뤄지면 5G의 완성을 이룰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역량을 집중해서 성공적인 5G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AI 및 빅데이터 산업 분야에 대해 "AI 산업을 육성하려면 R&D와 플랫폼 개발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데이터 센터나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를 키워야 하고 앞으로도 많이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ETRI의 국가 진흥화 종합계획에 따른 투자계획와 화웨이 보안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8월 하순부터 최 후보자 등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릴레이로 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9월 2일 정기국회 개회 전 인사청문회를 모두 마쳐 다른 국회 일정과 청문절차의 연계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펼친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보이콧’ 의견이 있어 청문 정국 장기화 가능성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