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제외'만이 해법?… 재계 행사서 '우려' 쏟아져

입력 2019.08.12 17:19

"(마음이) 착잡하다."

12일 정부의 전격적인 일본 백색국가 제외 결정에 대해 학계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에 참석한 사회자와 3인 교수(패널) 모두 한결같이 정부 조치의 부정적 파장을 걱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은 이날 정부의 일본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대해 부정적 파장을 우려했다. 왼쪽부터 곽노성 한양대 교수, 이덕환 서강대 교수, 배상근 한경연 전무, 이홍배 동의대 교수./자료 한경연
참석자들은 대승적 결단이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산화・다변화 모두 중요한 해법이지만 당장 쉽지 않다는 현실론이 깔렸다. 일본과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일본의 피해는 둘째치고 당장 우리 기업들에게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어제의 적을 내일의 친구로 만드는 게 정부의 일이고 외교의 목표여야 한다"며 "국가 경제를 포기하거나 악화시키는 일을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게 정부의 의무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다"라며 이번 조치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교수는 "소재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당장 문제를 풀 수 있는 묘책을 내놓지 않는 한 소재산업 육성은 공염불"이라고 설명했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유통학부 교수도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게 우리나라 소재부품 국산화를 앞당기는 요인"이라며 "정치적 논리에 경제와 기업, 국민만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곽노성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는 "명분이나 이상보다 현실이 중요하다. 큰 틀로 바라봐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전무도 "강대강 국면으로 간다. 계속 싸우는 모양새를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양국이 협력하지 않고 싸우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특히 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나온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과거에도 소재부품 육성에 나섰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전혀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덕환 교수는 정부에 소재산업을 이해할 충분한 관료와 통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재탕, 삼탕의 정책으로 전혀 발전이 없다. 그 예산은 그대로 낭비"라며 "일본을 뛰어넘는 소재를 개발해야지 국내 시장만을 타깃으로 개발하면 그 예산은 낭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홍배 교수도 "소재는 제조기술과 설계기술이 있는데 설계기술은 캐치업(추격)이 어렵다. 아무리 일본 소재를 갖고와 뜯어봐도 드러나질 않는다"며 단기간에 일본을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음을 역설했다.

배상근 전무는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해 ‘가뭄으로 농산물이 죽어가는데 정부는 저수지 자리 를 알아본다'는 재계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정부 조치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산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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