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간 자유무역을 통한 소재부품분야 무역증대효과가 700억달러(약 85조365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국이 수출을 우대하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로 인정했을 경우를 전제 한 것이다.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도 상대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어서 양국 무역증대효과는 상당분 상쇄될 전망이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부 교수는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양국간 소재부품 분야에서의 자유무역에 따른 무역증대효과를 공개했다.

한경연은 12일 전경련회관에서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자료 한경연
한경연은 12일 전경련회관에서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자료 한경연
이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가치사슬 변화와 함께 상호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일본 의존도는 감소한 반면 일본의 한국 의존도는 증가 추세다. 무역증대효과는 우리나라는 337억달러, 일본은 361억달러로 합계 698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전기전자산업에서 무역증대효과가 커, 우리나라는 140억9600만달러, 일본은 114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전기산업에서 양국간 무역증대효과만 250억달러를 넘는 셈이다.

한일 양국의 수출 통제가 미칠 무역증대효과 상쇄 규모는 지켜봐야 한다. 이 교수는 "양국이 백색국가로 인정하고 자유무역을 하는 것을 전제로 도출한 수치"라며 "수출통제시 상쇄될 규모는 조치 내용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간 기술격차도 이번 조사에서 큰 폭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1985년 20배에 달했으나 2000년에는 약 14배로 줄었고, 2015년에는 약 3.8배로 축소됐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 ‘생산기술력 향상'과 ‘중간재 수입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한일 기술격차 변화./자료 이홍배 동의대 교수
한일 기술격차 변화./자료 이홍배 동의대 교수
이 교수는 "소재부품산업에서 양국간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다"며 "일본이 이 카드(수출통제)에 나선 것은 패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