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미 정부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무역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그동안 거의 중단했던 로비를 적극 활용해 미 정부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각) 입수한 미 상원 문건을 인용해 "화웨이가 7월 미국 로펌 시들리 오스틴과 계약해 수출규제와 무역제재, 기타 국가안보 관련 현안에 초점을 맞춰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로고. / 화웨이 제공
화웨이 로고. / 화웨이 제공
이 매체에 따르면 시들리 오스틴은 화웨이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최소 4개 금융기관을 속인 혐의로 기소된 사건도 맡았다.

블룸버그는 4월 화웨이가 대형 로펌인 ‘스텝토 앤 존슨’ 및 ‘존스 데이’와도 계약했다고 전했다. 존스 데이의 파트너 변호사인 사미르 자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다.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화웨이의 로비스트로 언급한 적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오바마 행정부의 사이버보안 고위관료를 로비스트로 고용했다"며 "좋지 않고,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화웨이는 2019년 상반기 보안 이슈 해결을 위한 로비자금으로 5만5000달러(6350만원)를 지출했다. 2018년 로비자금으로 쓴 16만5000달러(1억90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12년 대미 로비자금은 120만달러(13억8600만원)에 달했다.

미 정부는 5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와 그 계열사 68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 기업들이 부품 판매 등 화웨이와 거래 시 미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