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vs페이스북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이유

입력 2019.08.19 06:00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행정소송 판결일이 임박했다.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국내외 업계는 물론 법조계도 주목한다.

서울행정법원은 22일 페이스북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선고를 내린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왼쪽), 페이스북 로고. / IT조선 DB
소송의 발단은 2016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이스북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직접 오던 회선을 홍콩을 거쳐 오도록 변경했다. 이로 인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회선의 통신 지연시간이 급증했고, 속도가 느리다는 이용자의 민원 역시 늘었다.

방통위는 2018년 3월 사실조사 결과 페이스북이 고의로 망 접속 경로를 변경해 이용자에게 불편을 줬다고 판단해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업자와 망 이용대가 협상 과정에서 가입자의 인터넷 접속 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해 접속 지연 현상을 유발했다고 봤다.

페이스북이 2016년 상호접속고시 개정으로 KT에 줘야 하는 망사용료가 늘자 KT 캐시서버에 물려 있던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의 접속경로를 홍콩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대한 제재 조체는 정부가 전기통신사업법을 적용해 최초로 글로벌 기업을 제재한 사례여서 주목을 받았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정당한 사유없이 전기통신서비스 가입·이용을 제한 또는 중단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방통위의 행정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은 접속경로 변경은 네트워크 효율을 위한 사업전략 일환으로, 이용자 피해를 유발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접속 경로를 결정하는 것은 사업자의 자율이며, 이용자 피해 역시 현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실 방통위가 부과한 과징금 액수는 4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한국에서 선례를 남기면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소송에 나섰다.

이번 소송은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이통사간 망 이용료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준다. 해외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가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만큼 향후 법원의 판단이 이정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서도 소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세기의 소송답게 국내 최고의 법무법인(로펌)끼리 맞붙는다. 페이스북은 대형 로펌 김앤장을 법정대리인으로 앞세워 공격했고, 방통위는 법무법인 광장을 법정대리인으로 선임해 방어에 나섰다.

양측의 치열한 변론 끝에 당초 7월로 예정했던 선고는 22일로 연기됐다. 방통위 측은 재판부가 추가 검토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했다. 2018년 6월부터 여섯 번의 심리가 진행됐으며, 양측은 30차례 걸쳐 방대한 자료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이번 행정소송 결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언론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사임을 표명한 자리에서 "불공정 행위를 제재한 것은 (4기 방통위의) 주요 성과 중 하나였다"며 "세계가 주목하는 판결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방통위는 소송에 패소하더라도 해외 기업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드러낸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승소한다면 해외 기업 역차별 해소 정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만약 패소하면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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