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언어의 필수 영역인 ‘듣기’와 ‘읽기’ 뇌 활동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관 기술 분야뿐 아니라 난독증을 비롯한 언어 장애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MIT테크놀로지리뷰(MIT Technology Review)는 20일(이하 현지시각) UC버클리대학 연구진이 3차원(3D) 뇌 지도를 만들어 듣기와 읽기 뇌 활동 사이에 큰 유사성이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19일 국제학술지인 ‘신경과학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해당 연구 결과를 내놨다.


. / 플리커(flickr)
. / 플리커(flickr)
UC버클리대학 연구진은 뇌의 혈류량 변화로 신경학적 활성 부위를 살피는 fMRI(functional MRI)를 이용해 실험 지원자의 뇌 활동 데이터를 수집했다. 9명의 지원자에게 특정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읽게 하며 데이터를 모았다. 이때 한 단어씩 읽거나 듣게 해 각각의 뇌 활동 데이터를 분리했다. 이후 읽기와 듣기 뇌 활동 데이터를 함께 맞춰보며 살피는 식이다.

해당 데이터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넘어오면서 3D 뇌 지도 제작의 초석이 됐다. 언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자연어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과정을 거치며 수천 개의 단어를 연관성에 따라 카테고리별로 분류한 후 데이터를 살폈다.

예를 들어 ‘사회적(Social)’이라는 카테고리에는 ‘남편’과 ‘아버지’, ‘누나’를 포함했다. 해당 카테고리에 속한 단어는 오른쪽 귀 뒷부분에 위치한 뇌 영역을 동일하게 자극했다. 시간을 묘사하거나 사람 혹은 극적인 사건을 묘사할 때도 같은 뇌 활동을 감지할 수 있었다.

파트마 데니즈 UC버클리 연구원은 해당 연구로 "이야기를 읽고 듣는 뇌 활동에서 많은 유사점을 발견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지금까지 읽기와 듣기 뇌 활동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가정만 있었기 때문이다.

데니즈 연구원은 이어 "뇌가 단어를 처리하는 방법을 이해하면 다양한 언어 장애를 겪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언어 해독기를 만들 수 있다"며 "난독증인 사람과 아닌 사람의 듣기과 읽기 뇌 활동을 비교한다면 난독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