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플랫폼이란 경계가 사라졌다. 펍지주식회사는 20일 게임기 버전 배틀그라운드에 ‘크로스 네트워크 플레이(cross network play)’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PS4용 배틀그라운드. / SIE 제공
PS4용 배틀그라운드. / SIE 제공
게임기로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던 게이머들은 크로스 네트워크 플레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게임 플랫폼 경계가 없어지는 만큼 게임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이를 통해 온라인 매칭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명 ‘크로스 플레이'로 불리는 이 기능은 게임 플랫폼에 관계없이 온라인 상에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동일한 게임 플랫폼 사용자끼리만 온라인 상에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친구와 같은 게임을 즐기고 싶어도 서로 다른 게임기를 가지고 있으면 온라인 상에서 만날 수 없었다.

크로스 플레이는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기능이다. 게임기는 물론 PC와 스마트폰 등 기기에 제한받지 않고 서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때문에 게임 이용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수 밖에 없는 기능이기도 하다.

플랫폼의 경계를 무너뜨린 대표적인 게임은 ‘포트나이트'다. 포트나이트 게임 이용자는 게임기, PC, 맥 컴퓨터, iOS,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을 가리지 않고 모든 기종과 플랫폼에서 동일한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제공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제공
게임 이용자가 환호하는 크로스 플레이는 사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게임 플랫폼 운영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기능이다. 자신들이 확보한 이용자를 다른 플랫폼에 내준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요시다 켄이치로(吉田憲一郎) 소니 CEO는 2018년 9월 독일에서 열린 IFA에서 포트나이트 크로스 플레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플레이스테이션4(PS4)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게임 이용자에게도 최고의 체감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는 타협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소니(SIE)에 따르면 자사 게임 온라인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 이용자 수는 월간 활성사용자 수 기준으로 9000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엑스박스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니와 정반대로 크로스 플레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사업 부문 대표는 E3 2019 게임쇼에서 "게임 업계는 과거 20년간 지구상의 게이머를 3배 증가시켰다. 이는 게임업계에 대단히 큰 찬스라고 생각한다"며 "게임 비즈니스는 성장하고 있고 게이머 수도 증가했다. 업계가 플랫폼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이용자에게 게임을 즐기게 해주는 것이 더 큰 기회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로스 플레이는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 각 플랫폼 운영사가 제공하는 서버가 아닌 게임 제작사가 운영하는 서버로 바꿔주면 된다.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 등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 콘텐츠는 향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 역시 제한적이지만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과 현행 PS4간 크로스 플레이는 가능하다고 5월 실적발표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