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미 계약 2000대 넘어서

9월 출시를 앞둔 기아차 모하비가 부분변경차가 판매 시작과 동시에 구설수에 올랐다. JTBC가 DMZ(비무장지대)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제작한 광고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

판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첫날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이었다. 사전계약 첫 날 2000대 넘게 판매하며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9월초 출시 예정인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 기아자동차 제공
9월초 출시 예정인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 기아자동차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최근 제작한 모하비 광고를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광고에 쓰인 영상이 국방부가 광고용으로 허가하지 않은 제작물이었고, 국방부측이 법적조치까지 검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해서다. 해당 영상은 지난 5월 JTBC가 DMZ에서 다큐멘터리 촬영 중 확보한 것으로, 기아차는 방송국측에 약 12억원 가량 제작비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통상 신차 출시 한달~수주 전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다. TV와 라디오,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 등을 통해 최대한 신차 광고가 노출되도록 노력한다. 새 제품 공개 후 3~4개월 간 ‘신차 효과'를 얼마나 누리는지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기아차는 지난 21일 모하비 더 마스터의 사전계약을 시행했다. 정식 출시는 9월 첫주로 예정돼있다.

광고 노출이 무산됐지만 기아차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는 21일 오후부터 모하비 더 마스터의 사전계약을 시작, 반나절 동안 약 2000대 계약을 접수했다. 2018년 연간 판매실적을 넘어서는 숫자다. 올해 부분변경 출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해 판매가 급감했지만, 출시 후 연평균 1만~1만5000대 판매된 점을 감안해도 상당한 기록이다.

광고업계 일선에서는 기아차 광고 무산이 엄밀히 말해 노이즈 마케팅은 아니라는 설명을 내놨다. 노이즈 마케팅은 고의적으로 화제성 사건을 만들어 대중의 이목을 끄는 기법인데, 광고를 제작한 회사 양측이 일부러 이런 사태를 일으켰을 가능성은 낮아서다.

회사가 의도치 않은 노출 효과는 자동차 업계에서 종종 발견된다. 2013년 김태희와 비 커플의 열애설이 보도됐던 당시 두 스타가 함께 찍힌 사진에 도요타 캠리가 수 차례 노출되면서 화제가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품 특성 상 판매실적이 특정 이슈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모하비는 대형 SUV를 선호하는 40~50대 남성 소비자들의 고객 충성도가 높은 차"라며 "딱히 대체재가 없다는 인식이 강하고, 재구매율이 높은 차량인만큼 품질 문제 외에 다른 이슈가 판매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