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책임은 통신사 vs 확대 해석 말라'…페이스북 승소에 업계 희비 엇갈려

입력 2019.08.22 16:11 | 수정 2019.08.22 18:22

한국 법원이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 간 행정법원 1심 판결에서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자 통신 업계와 인터넷 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인터넷 업계는 망 이용 품질을 유지하는 책임이 이통사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 재판임을 강조했다. 통신업계는 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재판에 망 이용대가 등 다른 이슈를 가져다 붙이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경계했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는 22일 오후 1시 50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행정법원에서 페이스북과 방통위간 행정소송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방통위 측에 "모든 제재 처분을 취소함과 동시에 소송 비용을 모두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출입문 모습. / 이진 기자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이용자 동의 없이 서비스 접속에 필요한 통신망을 변경했다고 판단해 시정 조치를 내렸다. 당시 페이스북은 KT에 설치한 캐시서버(국내에 설치한 임시 서버로 해외 서버를 이용할 때보다 속도가 빠르다) 이용료 부담이 커지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 서비스용 통신 접속망을 홍콩으로 변경했다. 해당 회선을 사용하는 고객 중 일부는 국제 회선을 사용할 때 페이스북 등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CP "망 이용 품질유지 책임은 통신사의 몫"

인터넷 기업과 스타트업 등 콘텐츠제공업체(CP)들은 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이용자가 이용할 인터넷 망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통신사의 기본 책임이자 의무"라며 "이번 판결은 통신사가 망 품질 유지 의무를 갖고, 이용자 피해 책임도 통신사에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 업계는 최종 심에서도 페이스북이 승소하면 향후 망 이용료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내비쳤다.

인터넷 업계는 망 관리 책임이 통신사에게 있다는 판결인만큼 CP에 지워진 이용료 부담을 덜게 됐다는 시각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망 관리 책임이 페이스북에게도 있다면 국내외 CP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외 CP를 차별해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망 비용상승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판결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라면서도 "이용자 보호는 CP들도 이미 하는 것인데 통신 망과 관련한 이용자 피해까지 CP가 져야 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우리의 목소리"라고 전했다.

방통위·이통사 "이용자 보호 제재 관련 재판인데 왠 망 이용대가?"

통신업계는 행정법원의 판단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방통위와 페이스북 간 소송의 핵심은 이용자 차별이지, 망 이용대가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방통위도 이통사 입장과 유사하다. 방통위는 만들고 있는 ‘망 이용료 협상 가이드라인’과 이번 판결 결과가 무관하다고 밝혔다. 진성철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페이스북에 대한 처분은 국내 이용자 대상 사전 고지 없이 해외 망으로 우회해 피해를 유발했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며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방통위의 페이스북 관련 2018년 12월 판단은 이용자 보호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며 "망 이용대가 등 또 다른 분야로 논의를 확장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인터넷 업계에는 이번 행정법원 판단이 대법원 판결은 아닌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움직임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항소를 밝힌 만큼 최종 결과는 결국 대법원까지 가봐야 아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입장문을 통해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페이스북은 한국 이용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짤막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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