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서 마블영화세계관 빼면 벌어질 일들

입력 2019.08.23 10:19

영화 ‘스파이더맨'을 두고 발생한 소니와 디즈니의 대립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스파이더맨을 구하라'는 해시태그(#SaveSpiderMan)과 소니 픽처스의 결정에 불만이 폭발한 마블 팬들이 소니 제품 불매 동참을 촉구하는 ‘보이콧 소니' 해시태그(#BoycottSony)가 증가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영화 스파이더맨 수익 배분율 때문이다. 영화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소니 픽처스에게 차기 스파이더맨 영화 투자금액과 흥행수입을 반반씩 나누자고 제안했으나, 소니측이 이를 거절했다.

소니픽처스는 자신들이 영화 제작비를 투자하고 영화 수익의 95%를 가지는 기존 협상안을 유지할 것을 디즈니측에 요구했다.

스파이더맨. / 소니픽처스 제공
소니와 디즈니의 협상 결렬은 영화 ‘스파이더맨’에 ‘마블 영화 세계관(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이하 MCU)’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부터 시작된 스파이더맨의 활약상이 사라지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차기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의 인연과 타노스와의 사투에서 파생된 일련의 사건을 이야기에 담을 수 없다.

마블 팬 입장에서는 수년간 MCU를 통해 친숙해진 스파이더맨이 증발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소니 픽처스는 ‘케빈 파이기’ 없이도 스파이더맨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마블 영화 세계관에서 스파이더맨을 때 놓은 일련의 책임은 모두 디즈니에게 있다고 성명문을 통해 주장했다.

마블 및 영화 팬 입장에서 보면 잊혀지고 있던 스파이더맨을 다시 살려놓은 것은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 덕택이다.

7월 개봉된 스파이더맨 영화 최신작 ‘파 프롬 홈'은 전 세계 11억달러(1조3435억원) 수익을 기록했다. 역대 스파이더맨 영화 중 최고 흥행수입이다.

반면, 소니 픽처스가 만들었던 영화 ‘스파이더맨’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흥행수익과 평가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스파이더맨이 마블 영화 세계관을 떠날때 사라지는 것

배우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스파이더맨은 2016년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를 통해 처음 등장했다. 소코비아 사태로 어벤져스가 UN산하로 들어가야 한다는 법안이 나오자 이에 반대하는 캡틴 아메리카 진영과 찬성하는 아이언맨 진영 간의 싸움에 스파이더맨이 투입되는 형태로 MCU에 참가했다.

MCU에서 스파이더맨을 발굴한 것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다. 토니는 스승의 위치에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를 이끌었고, 피터 역시 스승이자 아버지같은 존재인 토니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속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 구글 갈무리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의 끈끈한 관계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와 엔드게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토니는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사라진 피터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고,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이 목숨을 걸고 단행한 건틀렛 핑거스냅으로 스파이더맨이 부활해, 토니와 피터가 재회하는 장면은 많은 마블 팬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7월 개봉된 스파이더맨 영화 ‘파 프롬 홈'에서도 아이언맨 토니와 스파이더맨 피터의 깊은 관계가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피터 파커는 아이언맨의 죽음에 슬퍼하는 장면이 묘사됐고, 토니는 피터에게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과 재원을 물려줬다. 피터는 영화 마지막에 아이언맨의 유산을 받아들였다.

소니 픽처스와 디즈니의 협상이 결렬되면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의 관계가 없던 일로 되고 만다. 이제까지 마블 팬들의 마음과 추억을 채웠던 스토리가 백지로 돌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협상 결렬은 차기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MCU스토리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악역으로 등장한 ‘미스테리오'는 아이언맨에 대한 복수를 주된 이야기로 풀어가는 캐릭터다. 영화 말미에서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밝혀지는 스토리 라인은 유지할 수 있지만, 왜 정체가 밝혀졌냐에 대해서 소니 픽처스는 이야기할 수 없게 된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영화 곳곳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와 엔드게임으로 인한 상처가 그려졌다. MCU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5년간 존재가 지워진 사람들이 돌아온 ‘블립(Blip)’현상을 소재로 한 웃음거리를 제공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벤져스가 목숨을 걸고 사라진 인류의 반을 되돌린 공적도 없던 일이 되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을 연기하는 톰 홀랜드는 향후 2개의 스파이더맨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다. 아이언맨과 MCU가 탄생시킨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소재로 MCU없이 영화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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