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없앤 신개념 '커스텀 수랭 PC' 상륙…대중화 신호탄 될까

입력 2019.08.23 18:25

고사양·고성능의 게이밍 PC수요와 더불어 자신의 PC를 멋지게 꾸미고 자랑하는 ‘PC 튜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여기에 시스템 냉각과 튜닝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커스텀 수랭 시스템’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비싼 가격을 비롯해 제작자에 따라 편차가 큰 디자인 및 완성도, 치명적인 누수 문제는 커스텀 수랭 시스템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소였다.

‘가내 수공업’이나 다름없던 커스텀 수랭 시스템 시장에 새로운 시도가 관심을 끈다. 품질과 디자인, 완성도를 기성 완제품 수준으로 높이고 구성과 조립 편의성을 개선해 커스텀 수랭 시스템의 대중화에 나선 것. 22일 국내 런칭쇼를 통해 선보인 ‘자닥(Z.A.D.A.K)’ 브랜드의 커스텀 수랭 PC가 그 주인공이다.

자닥 MOAB II 얼티메이트(Ultimate) 커스텀 수랭 PC. / 최용석 기자
‘자닥’은 대만 PC 주변기기 전문 브랜드 어페이서(Apacer)에서 선보인 하이엔드 PC 주변기기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PC 주변기기 전문 유통사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들어온다. 수랭 시스템 구성에 필요한 워터재킷(발열을 냉각수로 전달하는 부품), 펌프 및 물탱크, 라디에이터(열교환기) 등을 자체적으로 디자인 및 제조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커스텀 수랭 PC는 일반 PC 부품에 별도의 전문 제조사가 선보인 수랭용 부품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어느 정도 규격 표준화가 진행됐지만, 제조사에 따라 종종 아귀가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핵심 부품들을 하나의 제조사에서 동일한 규격으로 만들어 ‘호환성’과 그로 인한 문제를 잡았다는 게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PC의 골격과 디자인의 기초가 되는 케이스에 수로(냉각수가 흐르는 통로)와 펌프, 냉각수 탱크, 수온계 등의 수랭 시스템을 일체화한 독특한 구조를 채택했다. 외부로 수로가 노출된 부분도 미리 만들어진 규격 제품만 사용했다.

워터 재킷과 냉각수 탱크, 수로, 펌프 등의 핵심 요소를 케이스에 일체화한 구조(왼쪽)로 부피를 줄이고 누수 위험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 최용석 기자
보통 커스텀 수랭 시스템의 수로는 작업자가 직접 원하는 모양으로 즉석에서 가공하고 잘라서 조립한다. 수작업으로 만드는 만큼 정확하게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외부로 노출된 수로는 충격이나 진동으로 인해 깨지거나 빠질 수 있다. 노출된 부분은 정확한 규격으로 만들어진 수로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케이스 내부에 일체화해 최대 약점인 누수의 위험을 최소화했다.

콤팩트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특징이다. 수랭 시스템의 구성 부품들은 부피도 크고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사방팔방으로 뻗은 수로는 기하학적인 멋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넉넉한 공간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커스텀 수랭 PC의 크기가 미들타워급 이상의 크기인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수랭 시스템을 케이스에 일체화한 자닥 커스텀 수랭 PC는 전체적인 크기가 일반 미들 타워 PC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놓을 장소를 고민해야 하는 일반 커스텀 수랭 시스템과 달리, 책상 위나 거실 테이블 위, TV 옆 등에 놓고 사용해도 부담 없을 정도로 작다. 주요 노출 부위에는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메탈 소재를 사용해 PC보다는 가전제품 비슷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커스텀 수랭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콤팩트한 크기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자닥 커스텀 수랭 PC는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도 미리 테스트를 거쳐 자체 인증을 통과한 부품만 사용한다. 사용자 선택의 폭과 튜닝 자유도는 그만큼 줄어들지만, 일관된 디자인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주문 및 제작은 커스텀 수랭 시스템 분야에서 오랜 경력의 전문 조립 업체에서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영재컴퓨터(JYMOD), 양컴, 오버시스템 등 업계에서도 실력이 검증된 업체 3곳이 선정됐다. 구매자가 CPU와 그래픽카드의 종류, 저장장치 구성 등만 결정하고 주문하면 해당 업체의 숙련된 전문가가 즉시 제작해 발송한다.

규격화된 디자인, 모듈화 및 일체화된 구조, 미리 지정된 부품만 사용하기 때문에 주문부터 조립과 관성, 테스트 및 배송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 일반 커스텀 수랭 PC보다 짧은 것도 장점이다.

조립 전문점 3곳 중 하나인 영재컴퓨터 관계자는 "자닥 커스텀 수랭 PC는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눈여겨본 제품"이라며 "멋진 디자인에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냉각 효율도 우수해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RGB LED가 적용된 자닥 브랜드의 메모리 방열판과 DDR4 메모리 모듈(사진 위), 일체형 수랭 CPU 쿨러 제품군. / 최용석 기자
자닥 브랜드의 국내 공식 유통사 서린씨앤아이의 김태왕 부장은 "기존의 커스텀 수랭 PC는 멋진 디자인과 우수한 냉각 성능에도 불구하고 수작업으로 인한 불안정성, 유지관리의 어려움, 누수의 위협, 낮은 공간 활용성 등이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자닥 커스텀 수랭 PC는 단점들을 개선하고 접근성을 높인 제품으로, 커스텀 수랭의 보편화와 대중화를 이끌 제품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닥 브랜드는 신개념 커스텀 수랭 PC 시스템인 ‘MOAB II’ 시리즈 외에도 PC 튜닝 마니아를 위한 RGB 메모리 방열판, RGB DDR4 메모리 모듈, RGB M.2 SSD 방열판, 일체형 수랭 CPU 쿨러 등도 함께 선보인다. 올해 말경에는 고성능이 필요한 전문가, 게이머, 하드웨어 마니아 등을 위해 듀얼 라디에이터로 냉각 성능을 더욱 강화한 ‘스파크(SPARK)’ 시리즈 커스텀 수랭 PC 제품군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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