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파나소닉의 독점공급을 깬 첫번째 사례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아시아권 생산 확대 시기와 맞물린 만큼 상당한 반향이 예상된다.
주 공급처가 될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2018년 착공, 이르면 올해 9월 중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간 50만대를 소화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를 갖췄으며, 최근 한국에도 출시한 엔트리급 전기차 ‘모델3’의 중국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독점공급하면서 세를 키워왔다. 파나소닉은 2012 회계연도 7650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7조8000억원)의 순손실을 볼 정도로 어려웠지만,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계약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불과 2년만에 3800억엔(약 4조2000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전기차 업계에서 테슬라가 갖는 상징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2019년 1~5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기준으로 중국 CATL에 이어 점유율 2위(점유율 20.3%, 8.4GWh)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4위(점유율 10.8%, 4.5 GWh)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가 생산한 전기차용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관세 장벽'을 치는 동안 파나소닉은 테슬라 판매 호조로 버틸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E리서치가 집계한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는 테슬라(15만5700대)로 시장 점유율은 18.3%에 달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차치하고서라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물량이나 시장에서의 존재감 등은 여전히 강력하다"라며 "파나소닉의 독점체제가 깨졌다는 것은 후발주자들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