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파나소닉의 독점공급을 깬 첫번째 사례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아시아권 생산 확대 시기와 맞물린 만큼 상당한 반향이 예상된다.

 LG화학이 파나소닉이 독점하던 테슬라 배터리 시장을 뚫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테슬라의 엔트리급 전기차 모델3. / 테슬라 제공
LG화학이 파나소닉이 독점하던 테슬라 배터리 시장을 뚫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테슬라의 엔트리급 전기차 모델3. / 테슬라 제공
23일 배터리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LG화학이 테슬라와 중국 상하이 전기차 공장에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테슬라가 파나소닉 외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테슬라와 협업하고 있지만, 전기차용 배터리까지 확장하진 못했다.

주 공급처가 될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2018년 착공, 이르면 올해 9월 중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간 50만대를 소화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를 갖췄으며, 최근 한국에도 출시한 엔트리급 전기차 ‘모델3’의 중국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독점공급하면서 세를 키워왔다. 파나소닉은 2012 회계연도 7650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7조8000억원)의 순손실을 볼 정도로 어려웠지만,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계약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불과 2년만에 3800억엔(약 4조2000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전기차 업계에서 테슬라가 갖는 상징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2019년 1~5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기준으로 중국 CATL에 이어 점유율 2위(점유율 20.3%, 8.4GWh)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4위(점유율 10.8%, 4.5 GWh)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가 생산한 전기차용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관세 장벽'을 치는 동안 파나소닉은 테슬라 판매 호조로 버틸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E리서치가 집계한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는 테슬라(15만5700대)로 시장 점유율은 18.3%에 달했다.

 중국 난징 신강개발구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1공장. / LG화학 제공
중국 난징 신강개발구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1공장. / LG화학 제공
LG화학은 ‘테슬라 특수'가 기대된다. 앞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중국에서 공급이 이뤄진다는 점도 호재다. LG화학은 중국 남경 신강경제지구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2018년 10월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기공을 시작했다.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투자,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주행거리 320㎞ 기준) 50만대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2공장의 경우 올해말 1단계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차치하고서라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물량이나 시장에서의 존재감 등은 여전히 강력하다"라며 "파나소닉의 독점체제가 깨졌다는 것은 후발주자들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