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피다 사망'…원인 모를 부작용에 소비자 우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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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8.27 06:00
전자담배를 피우던 미국 소비자가 중증 폐 질환을 얻었다. 그는 곧 사망했다. 기존 담배 대체재로 전자담배를 선택한 소비자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국내서도 논란이 될 움직임을 보인다. 세련된 디자인과 휴대 용이성, 안전성 등으로 각광받던 전자담배 시장에 그늘이 드리워진 모양새다.

이에 담배 업계는 안전성 문제를 논하기엔 이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일반 담배 대비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인식은 위험하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픽사베이 갈무리
◇ 전자담배가 사망 원인(?)…늘어나는 배신감

BBC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전자담배를 흡연한 소비자가 사망했다. 그가 어떻게 중증 폐 질환을 얻었는지, 며칠 만에 사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정확히 전자담배 내 어떤 화학물질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당국은 전자담배를 주요 원인으로 의심한다. 또 그의 사망 소식에 업계는 ‘설마 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며 전자담배 부작용에 대한 충격을 배로 받은 눈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193건의 중증 폐 질환을 보고한 지 불과 며칠만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CDC는 미국 16개 주에서 약 두 달만에 153건에 이르는 전자담배 관련 호흡기 질환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국내서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냄새나 위생, 간접흡연 피해 등을 이유로 일반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2017년 6월 국내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실태를 심층 분석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실태 및 금연시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담배만 피는 비율은 감소(17.2%→14.8%)했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비율(1.5%→2.3%)과 궐련형 전자담배와 궐련을 함께 사용하는 비율(3.2%→4.4%),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포함한 3종류 담배를 모두 함께 사용하는 비율(2.4%→3.1%)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일반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꾼 호텔리어 김모씨는 "일반 담배보다 냄새가 나지 않아 즐겨 사용했다"면서도 "미국에서 중증 폐 질환 보고와 사망 소식 등이 나오면서 다시 연초를 피워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 "안전성 논하기엔 이르다"

아직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전자담배 안전성을 논하기엔 연구가 덜 됐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국내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와 달리 연기에 포함된 타르와 일산화탄소 등 수천가지 유해물질 없이 순수 니코틴만을 흡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아직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에 비해 더 해롭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확인되지 않은 문제로 전자담배 시장 전체를 놓고 안전성 문제를 논할 순 없다"면서도 "전자담배라고 해서 인체에 무해하다고도 확언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미국서 최근 발생한 사망 사건은 법규를 제대로 지키면서 제작해 판매하는 담배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은 아니다"라며 "시중에 판매되는 전자담배와 질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전자담배는 인체에 미치는 유해 물질 양 자체가 기존 담배보다 현저히 적다"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 임상이 필요한 부분이다. 유해 물질로 인한 폐 질환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전자담배, 금연에 도움 안돼…끊기 힘들면 니코틴 양 조절해야

전문가들은 일반 담배보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인식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일부 실험에서 원인을 밝힐 순 없었지만 전자담배의 위험성과 부작용이 나타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텍사스 헬스 사이언스 센터 대학(UT Health San Antonio)에서 교수직을 맡았던 찰스 패트릭 데이비스 박사는 지난 2017년 말 ‘전자담배 부작용과 헬쓰 리스크, 안정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전자담배 부작용 관련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니코틴 중독에 따른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저용량의 니코틴은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시력 자극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고용량일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용량의 니코틴은 고혈압과 발작, 혼수 상태 촉진,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난 2017년 유럽에서 진행된 ‘SNS로 보는 전자담배 유저들이 겪는 부작용’이라는 실험은 전자담배 관련 부작용을 더욱 견고하게 다뤘다. 이 실험에 따르면 전자담배 부작용은 흡연 후 빠르면 3일 이내, 늦어도 최소 3개월 이내에 나타났다. 대부분이 코와 잇몸 출혈, 호흡 곤란, 기침, 흐릿한 시력, 미각 상실 등을 겪었다.

4만명이 참가한 해당 실험에서 참가 남성 74.8%는 기존 담배를 피웠다. 전자담배만을 피운 후 건강이 악화됐다고 주장한 사람은 966명을 기록했다. 가장 빈번히 건강 악화 증상이 나타난 위치는 구강(33.6 %)과 인후(33.2 %), 호흡기(30.2 %), 치은(28.3 %)이다. 코와 잇몸 출혈, 객혈, 호흡 곤란, 기침, 흐릿한 시력, 미각 상실, 신장 결절 통증 등 증상이 가장 두드러졌다.

발병 원인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끊는 것이 힘들다면 니코틴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기존 담배를 끊기 위해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만일 끊는 것이 힘들다면) 니코틴 대체재인 니코틴 껌과 패치 등을 사용해 금단 현상을 막으려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킹 CDC 관계자는 "기존 담배를 전자담배로 대체했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생각은 금물이다"라며 "전자담배에는 아직도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디아세틸과 암을 유발하는 화학 물질 등이 검출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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