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넬대와 매사추세츠대가 인공지능(AI)으로 철새 이동을 살핀다. 관측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수십 년간 쌓인 방대한 관찰 기록도 손쉽게 분석할 수 있어 생태학적 가치도 높일 것으로 기대됐다.

벤처비트(VentureBeat)와 UPI통신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각) 미국 코넬대학교 조류학연구소와 매사추세츠대학교가 철새 이동을 추적하고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프로그램 ‘미스트넷(MistNet)’을 만들어냈다고 보도했다. 두 대학은 생태 및 진화 방법론(Method in Ecology and Evolution) 저널에 해당 기술을 담은 논문을 선보였다.

코넬대와 매사추세츠대 연구진이 미스트넷으로 분석한 철새 이동 흐름. / 코넬대, 매사추세츠대 논문
코넬대와 매사추세츠대 연구진이 미스트넷으로 분석한 철새 이동 흐름. / 코넬대, 매사추세츠대 논문
매년 수천만 마리의 철새들은 계절마다 새로운 터전을 찾아 머나먼 여정에 나선다. 방대한 수의 철새 이동 관찰은 생태학적으로 의미있지만 쉽지 않다. 밤에 이동하는 철새의 습성 탓에 관측이 어려울 뿐 아니라 궂은 날씨 변화에 따라 파악이 힘들다.

코넬대와 매사추세츠대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AI 프로그램인 미스트넷을 개발했다. 미스트넷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기상 레이더에 잡힌 철새 이미지를 세밀하게 파악 후 정확히 구분한다. 철새가 밤이나 비 올 때 이동하더라도 이미지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철새의 비행 속도와 이동 비율 추정에도 도움을 준다.

연구진은 미스트넷으로 미 대륙에서 벌어지는 계절별 철새 이동 패턴도 밝혀냈다. 미국 기상 레이더에 관측된 철새 이동 기록을 참고해 24년 동안 조류 이동이 발생한 위치와 특정 시기를 표시한 지도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미스트넷의 데이터 분석 정확도가 95.9%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미스트넷 응용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정보 수집이나 다양한 동물 종의 이동 패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대니얼 셸던 매사추세츠대 앰허스트 칼리지 AI 연구원은 "철새 이동이 특정한 날 밤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알게 된 만큼 향후 철새 이동이 예상될 때 고층 빌딩의 불을 꺼 이동을 도울 수도 있다"라면서 "미스트넷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넬대와 매사추세츠대 말고도 AI를 활용해 생태계 보전에 힘쓰는 곳은 많다. 딥마인드(DeepMind)는 8월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AI를 활용해 생태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컨서베이션메트릭스(Conservation Metrics)는 기계학습을 거친 AI 활용으로 아프리카의 사바나 코끼리를 추적한다.

인텔은 밀렵 활동을 막고자 AI 기술을 활용했다. 퀸즐랜드 대학 연구진도 바다소를 관측하고자 알고리즘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