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가 간 첨단 제품 1등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이 전통적으로 일본이 강세인 필름 등 분야에서 특허 출원 1등에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후 기초소재 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데,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하 KISTI) 산하 미래기술분석센터는 자체 개발한 기술 기회 조사(TOD)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주요국 1등 특허 제품 변천사 분석 결과를 2일 밝혔다.

최근 10년간의 특허 출원 동향을 보면, 한국·미국·일본·독일 등 4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1등 제품을 독식했다. 전반적으로 미국·일본이 강세를 보였고, 한국·독일은 독자적 영역을 구축했다.

주요 국가별 특허수 1등 제품 분석 현황 이미지. 파란색은 한국, 검은색은 독일, 빨간색은 일본, 주황색은 미국. / KISTI 제공
주요 국가별 특허수 1등 제품 분석 현황 이미지. 파란색은 한국, 검은색은 독일, 빨간색은 일본, 주황색은 미국. / KISTI 제공
전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1등 제품을 보유한 미국은 의료 바이오와 항공우주 관련 제품에서 초강세를 보였고, 시스템 반도체 특허도 주도한다. 일본은 자동차(특히, 전기자동차)와 관련 부품, 반도체와 관련 부품 소재, 광학제품, 프린터 등 분야에서 다수의 1등 제품을 보유했다. 하지만 최근 1등 제품 점유 추세가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한국은 전통 가전에서 신생활 가전으로 다각화 경향을 보이고, 3D 반도체와 Re램, P램 등 ‘뉴 메모리’ 분야에서 1등을 차지했다. 정보통신 분야 제품과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강세를 보인다. 독일은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서 1등 중이며, 화학 소재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1등 제품의 교체 추이를 보면, 미국·일본은 20% 이내의 1등 제품 교체율을 보이는 반면, 한국은 48%에 달한다. 한국은 일부 가전 제품 분야에서 미국에 1등을 내주었지만, 디스플레이·소재·전지 분야 1등을 새로 가졌다. 특히, 태양전지·곡면·3D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미국보다 많은 특허를 보유하는 등 변화가 있다. 일본과는 1등 제품을 빼앗는 일방적인 우세를 보인다. 주요 분야로는 이방전도성 필름, 접착 필름, 보상 필름, 드라이버 IC 등이 있다.

서신원 KISTI 연구원은 "1등 제품의 이동현상은 국제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첨단 산업과 일부 사양 산업의 양극단 분야에서 주로 관찰된다"며 "첨단 제품일수록 1등 제품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술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고 말했다.

고병열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장은 "KISTI는 미래 기술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다양한 빅데이터 기반 분석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R&D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 기회를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