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한국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암호화폐 리브라를 소개했다. 또 리브라 어소시에이션(Assosiation)에 한국 기관이나 기업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참여 기업들이 이탈 조짐을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한국 기업을 파트너로 유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과 이화여자대학교는 3일 이화여대 캠퍼스 복합단지(ECC)에서 ‘미래 금융의 과제(Challenges to Future Finance)’를 주제로 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민병두 국회의원 등 정부 당국 및 국회 관계자, 금융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날 행사에서 토머 버렐 페이스북 부사장은 최근 주목 받는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활용한 전자지갑 솔루션을 소개했다.

토버 버렐 페이스북 부사장이 3일 오전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미래 금융의 과제' 국제 컨퍼런스에서 리브라를 소개하고 있다./ IT조선
토버 버렐 페이스북 부사장이 3일 오전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미래 금융의 과제' 국제 컨퍼런스에서 리브라를 소개하고 있다./ IT조선
◇ "한국도 리브라 어소시에이션(협회) 참여해 달라"

토머 버렐 부사장은 "한국 기관이나 기업도 리브라 협회에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한국 기업과 개발자들이 리브라 블록체인 테스트넷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리브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리브라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연합체다. 페이스북 블록체인 자회사인 칼리브라와 27개 업체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우버와 스포티파이 등 IT기업을 포함해,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세계적 금융 기관도 다수 포함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한 일부 기관은 이탈 조짐을 보인다. 리브라가 규제 당국 조사에 직면하면서다.

토머 버렐 부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지속적으로 세계 규제 기관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정책 당국과 논의가 끝나고 정책 문서가 만들어지면 더 많은 멤버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내 일부 기업과 개발자들이 리브라 블록체인 프로토타입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리브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러 서비스가 등장하면 한국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머 버렐 부사장은 규제 당국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법률을 준수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가 가능하고, 정책 입안 과정에도 부합하는 암호화폐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모든 금융 데이터가 그 어떤 소셜미디어 데이터와도 연결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데이터 이용 상황이 이용자들에게 모두 공유될 것이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우리 목표는 당연히 의구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항상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추진하면서 수억명에게 가치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우리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국내 금융기관들은 리브라 송금 기능의 돈세탁 악용을 우려했다. 또 리브라가 일상 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면 외화가 사실상 국내에서 자유롭게 통용되는 상황도 문제시했다. 자국 통화 정책과 혼선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다.

토머 버렐 부사장은 이에 "모든 이용자는 KYC(Know your customer, 고객신원인증 시스템)를 거쳐야 하며, 송금 프로세스는 모두 모니터링이 된다"며 "모든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운영을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맡고, 모니터링이 이뤄지기 때문에 리브라를 통한 범죄 활동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 정책 혼선 우려에 대해서는 "국내에 리브라가 이용되면 각 국마다 외환 규제도 달라질 것이다"라며 "향후 각 국가 별 통화 정책을 준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제 컨퍼런스는 스캇 멀린 아마존(AWS) 금융부문 글로벌 헤드(Head) 기조연설로 시작했다. 이어 타란 케라 블룸버그 아시아 태평양 지역 헤드와 코니 륭 마이크로소프트 매니징 디렉터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의 변화상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