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안전성으로 확고한 믿음을 주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볼보자동차다. 지난 5일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볼보의 신형 D세그먼트 세단 S60에 올랐다. 평소엔 운전대를 잡지 않을 상황에서 순순히(?) 운전대를 잡은 것은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D세그먼트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볼보 S60을 시승했다.
폭우 속에 차선보다 앞차에 의지하며 차를 몰았다. 스티어링휠 좌측 버튼을 눌러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 ‘파일럿 어시스트 II'를 활성화 시켰다. 시승 전 ‘차선이 선명히 보여야 한다'라는 전제조건을 보았지만, 이정도 악조건에서도 어디까지 작동되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차선 이탈 없이 차가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계속 잡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급격한 회전구간이 아니라면 운전에 필요한 대부분의 작동을 차가 알아서 해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앞차의 움직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고, 정지상태에서 바로 차를 세울 수도 있다. 차선이탈경보는 물론 차선유지 기능(LKA)는 차선 중앙을 잘 찾아서 자연스럽게 달렸다.
호기심을 자극한 기능 중 도로이탈 보호 시스템은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다. 차가 도로에서 벗어날 경우 안전벨트를 스스로 빠르게 조여 차 내 운전자와 탑승객을 빠르게 시트에 밀착시켜 부상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역동성 드러낸 성능과 디자인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 254마력, 최대 35.7㎏·m의 성능을 발휘한다. 0→100㎞/h 도달 시간은 6.5초, 안전 최고속도는 240㎞/h다. 연료효율은 복합 리터당 10.8㎞를 인증 받았다.
S60이 겨냥한 럭셔리 D세그먼트 분야는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도 ‘좋은 차'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는 영역이다. 단순히 비싸고 고급스러운 구성으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역동성, 실용성과 편의성을 고루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간 볼보는 안전하긴 하지만 역동성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존 S60의 경우 신뢰도 높은 차인 건 분명하지만 운전의 즐거움을 강점으로 앞세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신형 S60의 주행감은 꽤 경쾌해졌다. 도로 사정상 차를 격렬히 몰아붙일 순 없었지만 가솔린 엔진은 고른 영역에서 부족함 없이 힘을 쏟아냈다. 낮은 무게중심과 탄탄한 하체, 미쉐린 타이어와의 조합 덕분에 미끄러운 빗길에서도 믿음직하게 접지력을 잃지 않았다.
제품 성격의 변화는 디자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토르의 망치'로 이름 지은 T자형 헤드램프, 세로형 그릴 등은 브랜드 패밀리룩을 세련되게 재해석했다. 여기에 블랙 다이아몬드 커팅 휠, 듀얼 파이프 등은 신규 플랫폼 SPA가 빚어내는 역동적인 비례감과 함께 꽤나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고급 편의품목의 내재화로 상품성 높여
볼보차 신형 S60 T5 인스크립션의 가격은 53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