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67년작 ‘마하 고고고(マッハGoGoGo)’는 자동차 경주를 테마로 한 애니메이션 중 ‘원조'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마하 고고고 애니메이션 오프닝. / 유튜브 제공
마하 고고고는 애니메이션 방영에 앞서 1966년 만화잡지 ‘소년북(少年ブック)'을 통해 만화 작품으로서 먼저 연재됐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이자 소년 레이서인 ‘미후네 고우'가 천재 기술자로 칭송받던 아버지 미후네 다이스케가 설계한 레이싱카 ‘마하 호'를 타고 자동차 경주 대회에 참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 고우가 레이싱에 참가한 이유는 상금으로 아버지의 엔진 개발 연구를 돕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버지 다이스케는 아들 고우가 레이서의 길을 걷다 행방불명된 장남과 같은 사고를 당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맹렬히 반대한다. 고우는 ‘지옥 레이스'라 평가받는 동알프스 레이싱에 참가하게 되고, 얼굴을 가린 복면 레이서 ‘미스터 엑스'의 도움을 받으면서 세계 챔피언을 향해 한발한발 다가간다.
1967년 4월, 일본 후지TV를 통해 방영된 마하 고고고는 1968년 3월까지 총 52화 분량이 방영됐다.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은 당시 평균 시청률 13.9%를 기록했다.
마하 고고고는 타츠노코 프로덕션 첫 번째 컬러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1960년대 당시 이 작품이 사실적이면서도 그림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한다. 마하 고고고 감독인 사사가와 히로시(笹川ひろし)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그림 수준이 높았던 이유가 만화가이자 원작자인 ‘요시다 타츠오(吉田竜夫)’에 있다.
사사가와 감독은 현지 인터뷰 등을 통해 요시다가 그린 마하 고고고의 그림은 당시로서은 혁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마하 고고고에서 보인 정지된 피사체에서 카메라 앵글만을 바꾸는 기법은 당시 셀 애니메이션 제작 공정에서 보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북미에서 성공한 마하 고고고는 1997년, 원작자 타츠오의 동생 요시다 켄지(吉田健二)와 전작의 감독인 사사가와의 손에 의해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다.
리메이크작 프로듀서를 동생 켄지가 맡은 까닭은 원작자인 요시다 타츠오가 1977년 간암으로 45세의 젊은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상식을 초월한 레이싱카 ‘마하 호'
사사가와 히로시 감독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속 주역 레이싱카 ‘마하 호'는 1964년 등장한 할리우드 영화 ‘007 골드핑거' 속 다기능 자동차 본드카(애스턴 마틴 DB5)에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1967년 애니메이션 속 마하 호는 V형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몬스터 머신이다. 차체는 엔진을 앞에 탑재하고 뒷바퀴를 굴리는 후륜구동(FR) 방식을 채택했다.
또 차체를 시속 555㎞를 달리게 해 시공간을 도약하는 ‘미라쥬 엔진'이 탑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