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철 이노샘 대표 "스마트폰 혁신 아직 끝나지 않아"
화면 늘리는 발상으로 폴더블폰 새 ‘폼팩터’ 제시 야심
남들이 한계라고 말할 때 오히려 도전 욕구 자극받아

"스마트폰은 여전히 기술 개발 가능성이 큽니다.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죠. 이노샘도 그 중 하나입니다. 차별화한 기술과 제품으로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

박철 이노샘 대표는 IT조선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 기술 개발로 스마트폰 혁신으로 이어갈 것이란 얘기다.
폼팩터(Form factor)하드웨어의 크기, 배열, 구성을 구조화한 형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후속 제품도 이 틀에 준해 개발된다. 한마디로 새 제품군을 여는 혁신 기술이나 제품을 뜻한다.

박철 이노샘 대표. / 장미 기자
박철 이노샘 대표. / 장미 기자
이노샘이 나름 혁신적인 폼 팩터 기술로 내세운 것이 바로 FS(Foldable-Stretchable) 스마트폰 제작 기술이다. FS 스마트폰은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에 늘리는 기능을 추가해 화면 비율 한계, 주름 자국과 같은 기존 폴더블폰 문제점을 보완한다.

박철 대표는 기술업계에 수십 년 몸 담은 모바일 기술 전문가다. 그간 제품을 바라보는 눈을 키웠다. 남들이 한계점이라 지적하는 것들이 그에게 오히려 도전 대상이다. 개선책을 고민하고 연구개발에 나섰다. 지금까지 출원한 터치스크린, 키패드 등 모바일 관련 특허가 100건이 넘는다.

FS 스마트폰 기술도 박 대표가 고안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 발표를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폴더블폰을 종이처럼 반듯하게 접을 수는 없다"며 "힌지 부분만큼 늘어나는 면적과 화면 주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해법으로 슬라이딩 스크린(Sliding Screen) 구조를 택했다. 스프링을 부착해 디스플레이를 당길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디스플레이 확장이 가능하다보니 추가 면적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주름 문제도 방지한다. 화면을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했다.

FS 스마트폰 활용 예시. 5인치 화면을 당겨 8.9인치까지 확대할 수 있다. / 이노샘 제공
FS 스마트폰 활용 예시. 5인치 화면을 당겨 8.9인치까지 확대할 수 있다. / 이노샘 제공
FS 스마트폰은 화면 비율의 왜곡 없이 대화면을 제공한다. 16:9 화면 비율을 기준으로 5인치 디스플레이가 최대 8.9인치까지 늘어난다. 6.5인치로 제작하면 최대 12인치까지 확대할 수 있다. 노트북과 비슷한 크기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폴드는 화면비가 4:3이다.

스크린 변형을 최소화해 강화유리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FS 스마트폰은 곡률 4mm 이상으로 크게 휠 수 있다. 곡률은 소재 선택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휘어지지 않으면 강화유리가 쉽게 파손되기 때문에 보호막으로 쓸 수 없다. 폴더블폰 보호막으로 주로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을 쓴다. 이노샘은 강화유리를 쓸 길을 열었다. 박 대표는 "곡률이 4mm 이상이면 강화유리가 깨지지 않는다"며 "강화유리 기판으로 기기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노샘은 디스플레이를 본체에 고정하는 EM 부착(EM Adhesion) 기술도 개발했다. 전자기적 기법을 활용해 접착력을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화면을 당길 때는 접착력이 발생하지 않지만 완전히 펼치면 디스플레이가 고정된다.

고제원 카메라 탑재도 거뜬

제품 개발은 이뿐만이 아니다. FS 스마트폰에 탑재할 광학 줌 카메라 기술도 내놨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제품 형태와 더불어 혁신 기대가 여전히 큰 영역이다. 광학 줌 렌즈는 최대 10배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5배 확대되는 일반 디지털 줌 렌즈보다 제원이 높다.

광학 줌 렌즈를 기존 스마트폰에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두께’에 있다.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이나 미러리스 등 카메라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카메라에 쓰는 렌즈는 앞으로 튀어나온 형태다. 사물을 확대할 때면 더 길어진다. 고성능 줌 기능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려면 그만큼 렌즈가 두꺼워야 한다는 얘기다.


FS 스마트폰에 광학 줌 카메라를 탑재한 모습. / 이노샘 제공
FS 스마트폰에 광학 줌 카메라를 탑재한 모습. / 이노샘 제공
박 대표는 디스플레이 위쪽에 카메라 렌즈를 달았다. 화면 가로 너비만큼 렌즈가 늘어났다, 줄어드는 구조다. 다각도로 찍을 수 있기에 접었다 펼치는 FS 스마트폰에 적합하다. 박 대표는 "불필요한 면적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다"며 "광학 줌 기능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혁신의 시작은 도전"

박 대표는 인터뷰 동안 ‘혁신’을 여러번 강조했다. 새로운 폼 팩터로 시장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스마트폰 혁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아직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기술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S 스마트폰을 상용화하면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관련 부품 시장도 함께 성장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카메라 모듈 하나가 18달러(한화 약 2만 1430원) 정도에 판매되는데 중국 시장 규모는 1조원 정도다"며 "값비싼 광학 줌 모듈을 사용하면 수조원대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소비자도 신제품에 반응할 것이라 예측했다. 시간이 지나면 FS 스마트폰 같은 새로운 폼팩터가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을 생소하게 바라보던 과거를 떠올려보라"며 "한계점을 극복할 기술은 언제든 개발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일입니다. 미래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갈 핵심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습니다."

이노샘 FS(Foldable-Stretchable) 스마트폰 소개 영상. / 이노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