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짜리 애플TV+가 촉발한 OTT 무한경쟁

입력 2019.09.14 06:00

넷플릭스 등 글로벌 인터넷 영화 서비스(OTT) 가격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월트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 월 이용료를 넷플릭스 표준 요금제(12.99달러·1만5000원) 대비 반값인 6.99달러(8300원)를 제시해 가격 경쟁에 포문을 열더니, 애플이 이보다 낮은 4.99달러(6000원)의 가격표를 제시했다.

애플은 자사 OTT ‘애플TV 플러스(+)’ 이용료를 4.99달러(6000원)로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OTT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놀라운 점은 이 가격으로 가족 6명이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처럼 스마트폰에 콘텐츠를 내려받아 오프라인 상태에서 영화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TV+ 시청자는 40개 언어로 더빙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애플TV+가 북미에 머물지 않고 세계 서비스된다는 것을 옅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TV+. / 애플 갈무리
애플은 애플TV+가 출범하는 11월 1일, 총 9개의 독점 콘텐츠를 제공한다. 제니퍼 위더스푼, 스티브 카렐이 주연을 맡은 정치 드라마 ‘더모닝쇼(The Morning Show)’와 영화 ‘아쿠아맨’으로 이름을 알린 제이슨 모모아가 주연을 맡은 ‘씨(See)’도 있다. 씨는 600년후, 바이러스로 인류가 멸망한 지구를 배경으로, 맹인으로 살아남은 인류가 새로운 생존 방법을 찾는 모습을 담은 드라다 시리즈다.

애플은 9월 10일부터 새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를 새로 구입한 소비자에게 1년간 무료로 애플TV+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애플에 따르면 전 세계 사용되고 있는 애플 기기 대수는 14억대다. 이중 9억대쯤이 아이폰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연간 아이폰 판매량은 2억1772만대다. 애플은 단번에 전 세계 2억명 이상의 애플 기기 사용자를 애플TV+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월트디즈니의 가격 공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디즈니 그룹 내 스포츠 채널인 ‘ESPN+’와 디즈니가 소유한 OTT ‘훌루(Hulu)’를 디즈니+에 묶어 12.99달러(1만5700원)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디즈니+는 4K UHD 고해상도도 지원한다. 넷플릭스의 경우 4K UHD로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가장 비싼 프리미엄 요금제(16달러·1만9000원)에 가입해야 한다.

막대한 콘텐츠 자산에 이어 요금제에 있어서도 경쟁자 넷플릭스의 목을 조이겠다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플랫폼 경쟁의 핵심은 ‘결국 콘텐츠'

현 글로벌 OTT 시장을 거머쥐고 있는 것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190개국 1억3900만명 이상의 유료 회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OTT 시장 1위를 지켰다. 2018년 총 120억달러(13조4868억원)를 들여 독점 콘텐츠를 포함해 모두 700편 이상의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했다. 디즈니와 애플의 공격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디즈니+와 애플TV+가 넷플릭스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우는 이유는 넷플릭스가 가진 시청자를 뺏어오려는 것도 있지만, 당장 막강한 독점 콘텐츠 라인업을 갖춘 넷플릭스에 비해 독점작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다.

월트디즈니는 11월 디즈니+ 서비스 론칭 시점에 맞춰 25개의 독점 드라마와 10개의 영화 독점작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독점작 갯수만 보자면 넷플릭스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비춰진다.

디즈니는 2020년 디즈니+ 독점작 확보를 위해 10억달러(1조1920억원)를 투자한다. 2024년에는 독점작에 투입하는 투자금액 규모가 25억달러(2조9800억원)로 늘어날 예정이다. 마블 슈퍼히어로, 스타워즈 등 디즈니가 보유한 세계적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디즈니+ 독점작을 쏟아낼 계획이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제공했던 자사 콘텐츠를 11월 디즈니+ 서비스 시작과 함께 공급을 끊는다. ‘퍼니셔',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 등 넷플릭스로 방영되던 마블 콘텐츠 후속편 제작도 모두 취소됐다. 향후 디즈니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은 디즈니+와 월트디즈니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훌루(Hulu)’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트디즈니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D23 엑스포’를 통해 다수의 마블 슈퍼히어로 드라마를 공개했다. 디즈니+에 한껏 힘을 싣는 모양새다. 마블 팬도 그들의 영웅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디즈니 입장에서도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마블 영화 세계관(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확장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미즈 마블. / 마블 갈무리
마블 만화로만 등장했던 ‘문 나이트(Moon Knight)’, 여자 헐크가 주인공인 ‘쉬 헐크', 캡틴 마블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미즈 마블'이 디즈니+ 독점 드라마로 제작된다. 또, 마블 영화 세계관에 ‘만약?’이란 주제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갈 애니메이션 ‘왓 이프(What if…?)’는 물론, 스타워즈', ‘토이스토리', ‘몬스터 대학교' 등 디즈니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를 총동원해 드라마 및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제작할 기세다.

‘크리스틴 맥캐시’ 월트디즈니컴퍼니 CFO는 2024년까지 세계 디즈니+ 이용자 수를 최대 9000만명까지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또, 디즈니+가 영업손실에서 수익으로 전환되는 시기도 2024년으로 설정했다.

월트디즈니는 2021년까지 세계 곳곳에 디즈니+ 서비스를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디즈니+가 한국에 상륙하는 시점은 2020년말로 예정됐다.

넷플릭스에 정면 대결하는 디즈니에 비해 애플은 다소 조용한 편이다. 영화 업계는 애플TV+는 오랜시간을 들여 서서히 세력을 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등 매력적인 독점작을 지속적으로 늘려 글로벌 OTT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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