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큼 독립몰이 잘 발달된 나라도 없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쇼핑몰을 열수 있다. 국내 160만개 소호(SOHO) 사업자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의 쇼핑몰 솔루션을 사용한다. 카페24가 제공하는 솔루션 덕분에 이들 소호 사업자는 운영에 힘을 덜 들이고 대신 제품 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수 있다. 카페24가 쇼핑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회사가 IT기업으로 성장성에 가치를 인정받아 테슬라상장 1호 기업이 된 것도 그런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2018년 약 113조 원이었다. 성장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거래가 전체 소비 중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온라인 쇼핑은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카페24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새로운 온라인 쇼핑 경험을 원한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카페24는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앱스토어를 오픈했다.

카페24 앱스토어는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전자상거래 앱 마켓이다. 2018년 3월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고, 7월 오픈했다.

카페24 본사에서 IT조선과 만난 최창규 이커머스(EC) 총괄이사는 "이커머스 시장 규모에 비하면 쇼핑몰 사업자들이 운영에 필요한 앱을 만들어줄 써드파티 소프트웨어 시장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앱스토어를 오픈하고 보니 국내에도 서비스 관점의 많은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고 카페24 솔루션에도 쉽게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고 걱정반 기대반 속에 오픈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카페24 본사에서 만난 최창규 EC 총괄이사는 앱스토어에 대한 개발사와 쇼핑몰 사업자들의 좋다는 평가가 일관적이라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 이윤정 기자
카페24 본사에서 만난 최창규 EC 총괄이사는 앱스토어에 대한 개발사와 쇼핑몰 사업자들의 좋다는 평가가 일관적이라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 이윤정 기자
기업과 기업이 만나는 B2B 시장의 속성상 개발사는 고객을 직접 찾아 대면해야 할 뿐 아니라 홍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1인 개발사이거나 신생 앱의 경우는 발품을 팔아도 선뜻 선택되기 쉽지 않다. 쇼핑몰 운영자들이 신생 앱보다는 검증된 솔루션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좋은 기술력을 갖춘 개발자 및 개발사는 고객(쇼핑몰 운영자)과 만날 수 있는 장이 절실하다.

카페24 앱스토어 입점은 장벽이 없다. 물론 개인정보 관련 이슈가 있는 서비스의 경우는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자유롭게 개발하고 약관 동의와 윤리적 문제 등을 검토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앱 개발사는 카페24의 약 160만 쇼핑몰 사업자를 대상으로 판로를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는 부담 없는 비용에 운영에 필요한 앱을 이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쇼핑몰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다. 카페24도 내부 인력으로 쇼핑몰 사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내놓던 이전과 달리 API를 오픈하고 개발사들이 생태계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한층 고객 니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앱스토어가 있지만 쇼핑몰 운영자들과 개발사들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앱스토어로는 신작이라는 점도 주목받는다.

7월말 기준 카페24 앱스토어에 출시된 앱 수는 123개이다. 앱 설치 수는 4만을 넘어섰다. 가입한 개발사는 1인 개발사 포함 1198개사다. 출시되는 앱은 배너, 팝업/알림, 상품 상세 편집, 상품 디스플레이, 마케팅, 고객 지원, 판매/전환, 분석/통계 등의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앱들이다.

성공 사례로 셀러허브, 해피톡, 채널톡 등을 꼽는다. 셀러허브는 쇼핑몰 통합관리 솔루션으로 카페24 앱을 출시한 후 3개월만에 매출이 약 200% 증가했다. 통합 채팅 상담 앱인 해피톡은 카페24 앱 출시 첫 달 대비 둘째 달에 매출이 400% 증가했다. 고객에게 먼저 말을 거는 푸시봇으로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앱인 해피톡은 출시 이후 월 평균 약 10~20%씩 매출이 증가했다. 신규 고객의 20%가 카페24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설치한다. 사용 유지율도 90%로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성공 사례로 티저로 무료 앱을 론칭했다 유료전환 후에도 좋은 반응을 얻는가 하면 기존의 부가서비스를 앱으로 론칭해 기존보다 8배 이상 매출 성과를 낸 경우를 들 수 있다.

B2B 앱스토어는 직관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 이사는 소통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9월초에 ‘전자상거래 혁신, 기술 주역들이 온다'는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에는 300여명의 개발자들이 참석했다.

전자상거래 앱 개발에 참여하는 개발사 및 개발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앱스토어에 대한 인지도가 확대되며 해외 개발사들의 앱 개발 및 입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북미 등 해외 개발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미 개발사의 경우 카페24 앱스토어 론칭을 가시화하는 단계에 있다. 일본 지역의 경우 국내 개발사 30여개 업체 진출을 지원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로봇 등 4차 산업 기술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앱 출시뿐만 아니라 관련 인력 양성, 일자리 창출 등 전자상거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최창규 이사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대박난 업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이윤정 기자
최창규 이사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대박난 업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이윤정 기자
최 이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타임 투 마켓을 위해 써드파티 업체들이 더 잘 팔 수 있는 기능적 확장을 하고 ▲해외 개발사들과 콜라보해 글로벌 진출하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구직, 업체 입장에서는 구인하는 엑스퍼트 프로그램, 즉 커뮤니티 생태계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향후 앱 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개발사 및 앱 마케팅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개발사와 쇼핑몰 운영자들이 카페24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상호 협력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대함으로써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창규 EC 총괄이사는 "최근 쇼핑 트렌드에서 주목할 점은 유명 브랜드, 즉 대형 셀러들, 기업형 셀러가 독립몰을 만드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며 "대형 셀러들의 증가는 개발사한테는 황금기를 내어줄 요소 중의 하나다. 지금은 외연이 커지는 변곡점이다. 많은 개발사들이 확신을 갖고 앱스토어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카페24 앱스토어에 대한 개발사와 쇼핑몰 운영자들의 평가는 긍정적으로 일관적이다. 대박난 업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