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FA2019서 한풀 꺾인 중국夢…기술력이 승부 갈랐다

입력 2019.09.17 06:00

가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기술 전시회 ‘IFA2019’가 막을 내렸다. 한국 삼성·LG전자를 비롯해 중국 화웨이,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 등 세계 유수의 전자 기업이 매년 이 행사에 참가해 시장 최신 흐름과 전망을 밝힌다.

이번 전시회의 키워드는 ‘가전·5G·AI(인공지능)’다. 갖가지 기술·기기가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이 가운데 ‘한풀 기세 꺾인 중국 전자 기업’과 ‘기술 불패론’도 두드러졌다.

IFA는 본디 가전 전시회다. 스마트폰과 드론, 가상현실과 웨어러블 등 첨단 정보통신기기가 넘쳐나는 오늘날에도 이 전통은 바뀌지 않았다. 행사 터줏대감인 프리미엄·빌트인 가전뿐 아니라 기존 제품과 다른 성능·디자인을 가진 신개념 가전이 전시관을 메웠다.

LG전자 트롬 스타일러와 삼성전자 에어드레서 등 의류 관리기가 대표적인 신개념 가전이다. 거주 공간의 가치를 바꾸는 LG전자 시그니처 시리즈, 맞춤형 냉장고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더 세리프 역시 여기에 속한다.

5G도 단연 IFA2019를 관통한 주제였다. 행사 첫 기조연설자 리차드 유 화웨이 회장은 ‘5G가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변했다. 전시관에도 스마트폰, 스마트 가전과 사물인터넷 등 5G 시대를 열 기기를 전시했다.

범용 5G 기기 스마트폰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LG전자 V50S씽큐, 삼성전자 갤럭시폴드와 갤럭시노트10시리즈 체험 공간에는 관람객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간 AI를 등한시한 유럽 가전 기업도 이를 품었다. 밀레·보쉬가 IFA2019에서 AI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물론, 삼성·LG전자를 비롯해 파나소닉과 소니 등 아시아 전자 기업도 저마다의 AI 스마트홈 플랫폼을 자랑했다.

중국 전자 기업은 올해 얼마나 성장했는가. 지난 몇년 간 두려울 정도의 성장세를 보였던 이들이다.
그 파죽지세가 이번엔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되려 일부 퇴보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더 프레임 TV와 판박이인 중국 스카이워스 프레임 TV. 에어드레서, 비스포크 냉장고 카피 제품도 뒤를 이었다. / 차주경 기자
최근 참신한 아이디어, 독창적인 기술을 내놓기 시작하던 중국 전자 기업은 다시 카피캣(모방 제품 제조사)으로 돌아갔다.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삼성전자 더 프레임 TV를 고스란히 베낀 제품이 전시관에 등장했다. 한 중국 기업이 내놓은 플렉서블 OLED는 화면이 아닌 프레임만 휘는 방식이어서 관람객의 실소를 자아냈다. 중국 8K OLED TV의 화질, 본체 부피도 한국 제품보다 열세였다.

중국 대표 전자 기업 화웨이는 전시관 규모를 대폭 줄였다. CEO가 5G 기조 연설을 맡은 게 고작이었다. 5G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도, 중국산 5G 스마트폰 신제품도 등장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LG전자가 V50S씽큐를 내세운 것과 비교된다.

TCL이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을 공개했으나, 2020년께나 내놓을 전망이다. 5G 지원 여부도 불분명하다. 중국 전자 기업은 가전에 이어 5G 및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을 제치지 못했다.

중국은 인구수만큼 많은 데이터를 가진 나라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란다. 하지만 중국 전자 기업 전시관에서 AI 기술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AI 스마트홈 시연도, AI를 유효하게 쓰는 가전도 없었다. 반면, 한국 기업은 AI와 제품, 나아가 공간과의 융합까지 시도했다.

OLED, 5G 등 기술의 유무와 완성도가 이번 결과를 낳았다. 기술이 없으면 베낄 수밖에 없다. 성능과 외관이 떨어지는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

중국 전자 기업에 쫓기는 한국 기업이 무엇보다 먼저 갖춰야 할 승리 조건은 따라서 자명하다. 초격차 ‘기술’이다. IFA2019는 이를 방증한 자리다.
이번에 주춤했다고 중국 전자 기업을 무시해선 안된다. 단숨에 세계 정보통신시장 맹주에 오른 그들이다. 삼성·LG전자 임원들도 IFA2019 현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중국 전자 기업 전시장을 찾을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전자·정보통신 시장에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 중국 전자 기업의 약진,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전자 기업의 몰락이 예다. IFA2019에서는 한국이 중국, 일본에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갈라파고스로 전락한 일본 기업을 뺄지라도 한국과 중국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국이 기술을 갈고 닦아 우위를 지키느냐, 중국이 재차 추격의 고삐를 죄느냐. 그 결과가 나타날 IFA202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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