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 신작 ‘날씨의 아이(天気の子)' 한국 개봉일이 10월 30일로 확정됐다. 신카이 감독은 한국에서 영화 ‘너의 이름은.’으로 인지도가 높다. 영화 업계는 이 작품이 일본 불매운동 영향을 받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날씨의 아이' 수입사는 미디어캐슬이다. 이 회사는 신카이 감독작 ‘너의 이름은.’을 2017년 한국에 상영해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이례적인 수치인 370만 관객을 달성한 바 있다.

날씨의 아이 일러스트. / 토호 제공
날씨의 아이 일러스트. / 토호 제공
미디어캐슬은 입장문을 통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실제 몇몇 일본 관련 작품이나 프랜차이즈 영화의 국내 개봉이 무기한 연기 또는 잠정 보류됐다"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수많은 고심 끝에 당초 계획에서 한 달쯤 늦춘 10월 30일 국내 개봉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미디어캐슬은 또 "우리는 단지, 신카이 감독의 새로운 세계가 그려진 영화 ‘날씨의 아이’가 젊은 청춘을 위로하고,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고자 하는 창작자 본연의 마음으로만 전해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영화를 보고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춘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사랑에 대한 한 창작자의 예술세계가 먼저 떠오른다면 그 이야기를 조금만 나누어 달라"라고 의견을 전달했다.

회사는 "이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 것도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겸허히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내 영화 업계는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관객의 선택권이 제한받고,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작품성과 예술성, 문화적 다양성 측면을 중시하는 영화제의 경우에는 이미 상영하기로 한 특정 국가의 영화를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 콘텐츠 업계 영향은 미비

한국에서 7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혔지만, 콘텐츠 분야에서는 두터운 팬덤 문화와 대체재가 없는 관계로 전체적으로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게임 콘텐츠의 경우 일본 불매운동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불매운동 이후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제작했거나, 일본에서 수입한 게임 콘텐츠의 매출·이용자 수 추이에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팬덤을 형성했거나 작품성이 뛰어난 게임·만화·애니메이션 콘텐츠는 불매운동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들 작품은 대체재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만화 ‘드래곤볼'처럼 수십 년간 전 세계 대중에게 문화적 영향을 준 작품을 다른 콘텐츠가 대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본산 콘텐츠가 영향을 받은 것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뿐이다. CJ ENM이 수입한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의 경우 영화 업계 흥행 기대치 대비 반 토막인 21만명에 그쳤다. 대원미디어의 경우 8월 개봉 예정이던 도라에몽 최신 극장판 국내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어린이 영화가 일본 불매 영향을 받은 이유는 콘텐츠 소비 선택권이 어린이가 아닌 부모 손에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율적인 선택권을 가진 청소년과 성인 등을 타깃으로 제작된 콘텐츠는 일본 불매운동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것이 콘텐츠 업계 시각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국내 소개하는 애니플러스의 경우, 일본 애니·게임 축제 AGF를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관계없이 12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