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삼성전자 QLED 8K TV를 향한 포문을 또한번 열었다. 이 회사는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삼성전자를 겨냥한 8K 올레드 기술 설명회를 열어 객관적인 8K 해상도 검증을 촉구했다. 앞서 LG전자는 독일 IFA2019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8K TV 해상도 논란을 제기했다.

LG전자 "제조사·전문가·인증 기관이 함께 만든 기준으로 8K 해상도 검증해야"
"OLED만이 진정한 8K 고해상도 표현"


LG전자의 주장은 간결하다. 제조사, 디스플레이 전문가와 화질 인증 기관이 모여 만든 기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이하 ICDM)의 기준에 따라 8K TV 해상도를 검증하자는 것이다.

ICDM 기준은 국제표준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도 사용한다. 과거 삼성전자도 2016년 ICDM 기준을 들어 UHD TV의 해상도와 화질을 설명했다. 중국 8K TV 제조사 역시 ICDM 기준을 속속 도입했다.

ICDM은 해상도의 기준으로 ‘화소수’와 ‘화질선명도’를 제시했다. 화소수는 TV 화면을 만드는 점의 총 개수다. 8K TV는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 총 3300만개쯤의 화소로 화면을 만든다. 4K TV는 가로 3860개, 세로 2160개 총 800만개쯤의 화소로 화면을 만든다.

LG전자 4K·8K TV별 화질선명도 측정 결과. / 차주경 기자
LG전자 4K·8K TV별 화질선명도 측정 결과. / 차주경 기자
하지만, 화소수를 만족한다고 해상도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고 LG전자는 밝혔다. 화소간 빛이나 색 간섭이 일어나면 그만큼 선명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해상도와 화질선명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ICDM과 LG전자의 주장이다.

화질선명도는 화면을 고대비 흑백으로 나누고, 이를 얼마나 명확하게 구분해 표현하는지 %로 표현한다.

ICDM은 화질선명도가 최소 50% 이상이어야 고해상도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이 기준을 넘지 못할 경우 해상도가 화소수보다 낮으므로 화질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도 정했다.

LG전자가 검증 기관 인터텍에 의뢰한 실험에 따르면, LG전자 나노셀 8K TV의 화질선명도는 90%선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 QLED 8K TV의 화질선명도는 20% 미만에 머물렀다.

8K TV 화질선명도가 떨어진다면 고해상도 콘텐츠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8K 콘텐츠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고가의 8K TV를 산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4시간 뒤 독자 설명회 열어 LG전자 주장 반박

LG전자는 기술 설명회에서 OLED의 우수성도 강조했다. 8K 고해상도를 정확히 표현하려면 화소 하나하나가 각자 빛을 내는 자발광 OLED를 써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에 삼성전자 QLED TV는 퀀텀닷 시트를 부착한 LCD TV로, 화소 각자가 빛을 내는 자발광 OLED TV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고도 덧붙였다.

LG전자는 기술 설명회에서 삼성전자 QLED TV와 OLED TV의 화질·밝기를 비교했다. LCD는 시야각이 좁아 주변부 색상이 왜곡된다. 백라이트로 인한 빛 간섭도 생겨 검은 화면 재생 시 안개가 낀 듯한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OLED는 화소가 직접 빛을 내므로 시야각 제한이 없다. 화소를 끄면 완전한 검은색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백라이트가 없으므로 두께를 1㎜ 미만으로 만들 수 있고, 접는 폴더블 및 마는 롤러블 TV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 QLED TV(왼쪽)와 LG전자 OLED TV 화면 비교. / 차주경 기자
삼성전자 QLED TV(왼쪽)와 LG전자 OLED TV 화면 비교. / 차주경 기자
LG전자측은 "가전 매장에 비치된 TV에는 그 제품에 최적화한 영상만 재생한다"며 "블루레이 등 원본 영상을 LCD TV와 OLED TV에서 동시 재생하면 단번에 화질 및 해상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는 "글로벌 TV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국제 인증 규격에 맞는 8K TV를 내놓는 것은 제조사의 의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같은날 14시 서울 서초 R&D센터에서 8K TV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일종의 반박 설명회다. LG전자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던 기조를 바꿔 적극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관계사까지 포함해 삼성과 LG는 1992년 브라운관 TV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보였다. 2012년 냉장고와 OLED, 2014년 세탁기 등을 놓고 소송까지 가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는 LG전자의 OLED TV를 광고로 공개 비판했다. 이번 LG전자의 삼성전자 QLED 8K 해상도 비판은 그 연장선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