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칼레니우스 벤츠 신임 회장 "미래 자동차 변화, 속단은 금물"

입력 2019.09.19 11:07 | 수정 2019.09.19 16:29

"향후 20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엔지니어가 자동차에 놀라운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회장이 ‘2019 프랑크푸르트 모토쇼’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발언이다. 이 말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이제 갓 50살에 불과한 ‘젊은 피'로 글로벌 대표 자동차 그룹을 이끌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다임러 수장에 오른 칼레니우스 회장은 13년간 다임러를 이끈 디터 제체 회장 후임이다. 젊은 인물에다가 그동안의 관행을 깬 비독일인(스웨덴) 출신으로 업계는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이사회 의장 및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부문 총괄. /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올해 프랑크푸르트는 전기차가 점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리 기후협약 이후 유럽 자동차 업계는 탄소중립성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위해 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동화(electrification)는 내연기관의 한계를 극복할 유일한 해답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동차와 IT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자율주행차 역시 상용화가 코 앞으로 다가온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칼레니우스 회장은 미래 자동차 생태계의 변화를 속단해선 안된다는 ‘신중론'을 내놨다. 내연기관의 전동화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자율주행은 업계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전동화 전략에 대한 질문에 그는 "향후 10년간의 전략은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내연기관 승용차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 전기동력계로 전환될 것이다. 상용차는 전기차와 연료전지차가 혼재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앞으로 20년, 혹은 그 이상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동차의 동력이 전기로 모두 전환되지는 못 할 것으로 본다. 브라질의 바이오 연료처럼 시장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공감대는 형성돼있다"며 "다만 모든 국가가 같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여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래그십 신형 S클래스로 독일에서 레벨3 자율주행차를 인증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레벨3 자율주행차를 인증 받은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신차 개발에 맞춰 정부가 새 규정을 준비하는 식으로 협업 중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법적 규제가 없다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칼레니우스 회장은 "법적 규제의 유무와 관계없이 중요한 것은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법적 규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매우 신중한 방식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규제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이사회 의장 및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부문 총괄. /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벤츠는 자동차 제조사 중 이례적으로 2013년 미래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연결성(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ed&service), 전기구동(electric drive) 등의 영단어 앞글자를 딴 ‘케이스(CASE)’ 전략은 미래 자동차 생태계를 조망하는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세간에서는 벤츠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다. 공유문화, 자율주행 등은 전동적인 자동차 산업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디지털화'를 제시했다. 그는 "자율주행 분야는 고도로 섬세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동시에 판세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이기도 하다"며 "이윤 추구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마케팅 및 영업 측면에서 디지털화 전략을 추진한다. 자동차와 관련된 소비자의 모든 경험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다양한 시도를 조국인 스웨덴을 비롯, 세계 시장에서 추진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메르세데스-벤츠와 다임러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물었다.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더라도 ‘벤츠는 벤츠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사람들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멋지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수직 계열화를 계획하거나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모던 럭셔리’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가 가장 잘하는 일, 고객들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멋지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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