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한국에 설치한 5G 기지국 5개 중 1개가 준공검사에서 불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만명이 넘는 5G 가입자들은 5G를 이용할 수 없다는 불만을 내놓는데,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진행한 기지국 준공검사 시 지적을 받은 내용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이통사 측은 5G 통신 품질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미관상 문제나 설치공사 마무리 미흡, 미세한 전파 노이즈 등이 불합격 판정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5G 품질에 영향을 주는 기술적 이슈는 아니라는 것이다.

20일 변재일(사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 KCA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8일 기준 5G 무선국 준공검사(현장검사)를 받은 417국 무선국 중 88개(21.1%) 무선국이 불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직원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직원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KCA에 따르면 2018년 9월 기준 무선국 준공검사 불합격률은 5.84%에 불과했지만 2018년 11월부터 구축을 시작한 5G 무선국의 불합격률은 이보다 4배쯤 높은 21.1%다. 불합격률이 가장 높은 이통사는 LG유플러스로, 검사 대상 무선국 113개 중 30.1%인 34개의 무선국이 불합격했다. SK텔레콤은 196개 중 35개(17.9%), KT는 108개 중 19개(17.6%)의 무선국이 불합격에 해당한다.

5G 무선국 준공검사의 불합격 사유는 ▲개설신고 서류와 현장 불일치(대조검사 불합격 67국) ▲대역 외 불요한 전파 발사(16국) ▲인접채널 누설 전력 초과(3국) ▲통화불능(2국)순이다.

변재일 의원은 "통신사들이 5G 가입자 확대를 위한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출혈 경쟁에 매몰되기 보다 양질의 5G 서비스를 위한 커버리지 확대와 품질 향상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 측은 무선국 준공검사와 관련한 불합격 사유가 5G 품질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조검사 결과 가장 많은 불합격을 양산한 개설신고 서류와 현장 불일치의 경우 네트워크 구축반의 뒤처리 부족에 따른 것으로, 현재는 후속 조치가 이뤄진 사안이다.

LG유플러스는 34개의 무선국 중 대부분이 대조검사 불합격이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자사 불합격 무선국 대부분은 성능과 관계없는 사항이다"라며 "9일 중앙전파관리소가 관련 고시를 개정했고, 이를 적용할 경우 불합격한 무선국은 1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역의 불요한 전파 발사’ 문제는 전파 노이즈 관련 이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 제품의 경우 불필요한 전파를 발생시키며, 통신용 기지국 역시 비슷하다. 이런 전파가 장치의 정상적인 작동 시 장애를 발생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기지국 관련 불요한 전파의 경우 5G 통신을 하는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KCA의 지적을 받은 노이즈 전파 문제를 확인한 결과, 통신 서비스 이용을 막는 등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현재는 이통3사가 노이즈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측은 "설치 난이도가 높은 네트워크 구축 중 재검사가 필요한 기지국이 일부 발생했다"며 "정부의 초기 지적 사항을 빠르게 개선 중이며, 최고 품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공 과정을 고도화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CA는 지난 준공검사에 이어 20일 노이즈 등 문제가 있는지 재측정했다. 측정 결과는 빠르면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