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이 자사의 스토리지 시스템 사업부 일부를 매각한다. HDD나 SSD, 플래시 스토리지 등 ‘저장장치’ 자체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웨스턴디지털은 19일(현지 시각) 뉴스룸을 통해 ‘인텔리플래시(IntelliFlash)’를 포함한 자사의 스토리지 시스템 사업부 일부를 인공 지능(AI) 및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전문기업 DDN(DataDirect Networks)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의 인텔리플래시 하이브리드 플래시 어레이 시스템. / 웨스턴디지털 제공
웨스턴디지털의 인텔리플래시 하이브리드 플래시 어레이 시스템. / 웨스턴디지털 제공
매각 절차는 올해 말쯤 마무리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매각 금액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웨스턴디지털과 DDN은 추후 스토리지 시스템에 필요한 HDD 및 SSD 저장장치 공급에 대한 다년간의 전략적 소싱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매각하는 스토리지 시스템 사업부는 지난 2017년 인수한 플래시 메모리 스토리지 솔루션 전문기업 테자일 시스템즈(Tegile Systems)를 인수하면서 따라왔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전략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매출 증대가 쉽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와 엔터프라이즈 전반에 걸친 개발 능력 유지가 쉽지 않은 것 등의 요인이 겹침에 따라 관련 사업 매각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콘텐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데이터’ 기반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스토리지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그만큼 관련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HPE, 델EMC 등 이 부문 선도기업들이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이에 웨스턴디지털은 무리하게 자체 스토리지 시스템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보다는 엔터프라이즈 시스템 전반에 들어가는 ‘저장장치’에만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웨스턴디지털은 이번 매각을 통해 스토리지 부문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인텔리 플래시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토털 솔루션 형태의 스토리지 시스템은 포기하지만, 오픈플렉스(OpenFlex)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 솔루션, 별도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가 없는 단순 JBOD(Just a Bunch Of Disks) 스토리지 등의 사업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웨스턴디지털의 주력인 기존 HDD, SSD, 플래시 메모리 제품군 등 저장매체 쪽 사업도 큰 변화가 없다.

마이크 코다노(Mike Cordano) 웨스턴디지털 회장 겸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미래를 고려할 때 ‘인텔리 플래시’와 ‘액티브 스케일’의 성장 기회 확대와 가속화는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적인 관리 초점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스토리지 플랫폼 비즈니스에 데이터센터 시스템 리소스를 다시 집중함으로써,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주도할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 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의 이번 결정은 급성장하는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려는 방침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웨스턴디지털이 국내에서도 스토리지 시스템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인텔리 플래시를 비롯한 관련 제품군은 아직 국내에 들여오지 않은 만큼 국내 사업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