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CJ헬로 간 알뜰폰 계약서가 M&A 발목 잡아

입력 2019.09.23 16:28 | 수정 2019.09.23 22:22

CJ헬로, KT와 체결한 망임차 계약서 불똥
방통위 중재 결과에 따라 매각대가 인하 가능성도

CJ헬로 매각 과정이 방송통신위원회 판단에 따라 복집해질 수 있다. KT와 CJ헬로가 체결한 망 임차 계약서에 포함한 ‘조건’ 때문이다. CJ헬로와 KT가 체결한 망임차 계약서를 보면, CJ헬로는 정부에 M&A를 신청하기 3개월 전 KT에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CJ헬로는 LG유플러스와 M&A 계약을 맺는 중 KT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았다.

CJ헬로는 기업의 M&A 추진을 타 기업의 허가사항으로 한다는 것은 경영권 침해라고 밝혔다. 반면 KT 측은 자사 망을 사용하는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조치라는 입장이다. CJ헬로를 인수하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이통시장 경쟁사인 KT에 허가를 받는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할 수 있고, 향후 망이용대가 관련 협상 과정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CJ헬로는 뒤늦게 KT와 부당한 계약을 체결했다며 방통위에 중재를 신청했고, KT는 기업간 계약 사항이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통위가 중재에서 누구 손을 들어줄 지 예상이 어렵지만, 만약 KT 손을 들어주면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M&A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CJ헬로와 LG유플러스 기업 로고. / 각 사 제공
CJ헬로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KT와 체결한 알뜰폰 도매계약 관련 조건이 부당하다며 중재(재정) 신청을 했다. CJ헬로와 KT 간 도매협정서 내용을 보면, CJ헬로가 다른 회사에 주식을 양도할 경우 정부 신고 3개월 전 도매 제공 기업인 KT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간통신사업자의 사전 동의는 해석하기에 따라 심각한 경영권 침해로 해석할 수 있다.

중재 역할을 맡은 방통위의 결정에 따라 과기정통부의 심사 과정은 물론 CJ헬로 매각 대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중재 결과에 따라 CJ헬로의 매각 대가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KT 측은 이용자 및 영업기밀 보호 등을 이유로 CJ헬로와 체결했던 계약서를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 / IT조선 DB
방통위 한 관계자는 "사전동의 여부가 양사간 중재의 핵심이고, 양사가 합의하지 않으면 빠르면 10월 늦어도 연말까지 중재안을 내놓을 것이다"며 "방통위의 결정이 과기부 M&A 심사에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영향이 있다면 M&A 승인 여부가 아니라 M&A 인수대가 등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방송통신사업자 간 분쟁 발생 시 중재(합의)를 알선하고, 중재가 안 되면 심의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재정(안)을 마련해 권고한다.

CJ헬로와 KT 측은 구체적인 중재 진행 과정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CJ헬로 한 관계자는 "M&A 이전부터 합의가 잘 안돼 중재를 신청했고, 현재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재정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M&A 심사와 별도의 건으로 보이지만, 확인을 해 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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