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가입자 점유율 ‘4.5대3대2.5’ 구도 5G서도 재현

이통3사는 5G 가입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비를 쏟아붓는 '쩐의 전쟁'을 펼쳤지만, 7월 24일 LG유플러스가 불법 보조금 자폭 신고를 한 후 2개월 간 휴전 중이다. 그 사이 SK텔레콤이 가장 크게 웃었고, LG유플러스는 눈물을 머금었다.

23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1일 기준으로 150만명에 달하는 5G 가입자를 모집했다. 이 기간 KT는 100만명, LG유플러스는 80만명을 모집했다. 이통3사 5G 가입자는 330만명이며, 이통3사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45%)·KT(31%)·LG유플러스(24%) 순으로 추정한다.

알뜰폰 가입자를 제외한 전체 무선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7%, KT 30%, LG유플러스 23%다. 5G 가입자 점유율도 기존 무선 가입자 점유율에 수렴하는 모습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가운데), 김연아씨(오른쪽 다섯 번째), 홍종현씨(왼쪽 다섯 번째)가 8월 20일 ‘노트10 체험 트레일러 출정식’을 하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가운데), 김연아씨(오른쪽 다섯 번째), 홍종현씨(왼쪽 다섯 번째)가 8월 20일 ‘노트10 체험 트레일러 출정식’을 하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6월 말 기준 39.7%의 5G 가입자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KT는 4월 한때 39%로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30%대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LG유플러스는 6월 말 기준 점유율 29%를 넘기면서 2위 KT를 위협했지만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이통사는 경쟁사의 LTE 고객을 5G 가입자로 가져오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살포해야 하는데,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못하 보니 기존 무선 가입자가 월등히 많은 SK텔레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갤럭시노트10 출시 효과로 전체 5G 가입자 수가 80만명에 달한 8월 ‘기기변경’으로 가입자를 확보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7월 2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단통법 제13조에 따른 실태점검과 사실조사를 요청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같은 자폭 신고는 경쟁사보다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 갤럭시노트10 출시 과정에서 보조금 경쟁에 불이 붙을 경우 돈은 돈대로 쓰고 점유율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의 자금 투입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보조금 대신 자체 콘텐츠나 요금제를 경쟁 요소로 꼽았지만, 실제 시장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이통업계는 당분간 5G 가입자 점유율이 고착화하면서 1위 SK텔레콤과 2~3위 KT·LG유플러스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10월 말 국내 출시 예정인 아이폰11은 LTE 버전으로 나온다. 완판행렬을 잇는 갤럭시폴드는 물량 자체가 적고 지원금도 미미하다. LG전자의 신규 5G 스마트폰 ‘V50S(가칭)’이 10월 출시 예정이지만, 가입자 점유율 반전을 꾀할 만한 대형카드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5G 가입자 증가 폭은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지원금 규모에 따라 변화하는 만큼 4분기 완만한 곡선을 그릴 것이다"라며 "보조금 경쟁이 재발하지 않는 이상 4.5:3:2.5(SK텔레콤:KT:LG유플러스) 구도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통업계 관계자는 "5G 가입자가 점차 증가하면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며 "보조금이 아닌 콘텐츠가 5G 경쟁의 중심이 될 때 경쟁사와 SK텔레콤 간 가입자 격차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