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차세대 반도체·2차 전지 등 미래 부품 소재 연구가 세계적인 학술지에 잇따라 게재되는 성과를 올렸다.


고려대 이경진 교수 / 삼성전자 제공
고려대 이경진 교수 / 삼성전자 제공
24일 삼성전자는 이경진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의 국제공동연구 성과가 18일(이하 현지시각)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실렸다고 밝혔다. 이 국제공동연구에는 테루오 오노(Teruo Ono) 일본 교토대 교수, 김세권 미국 미주리(Missouri)대 교수, 김갑진 카이스트 교수 등이 참가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자성 소재를 적용해 MDW(Magnetic Domain Wall)-MRAM의 소비 전력을 95% 이상 절감하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DRAM은 초고속 데이터처리와 고밀도 저장, 저전력 구동 등에 강점이 있으나, 데이터 저장을 위해 사용하지 않을 때도 계속 전원을 공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MDW-MRAM은 자성 소재에 스핀을 주입해 구동하기 때문에 초고속 처리가 가능하고 전력을 공급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고밀도 데이터 저장을 위해 필요한 구동 전류가 너무 높았다.

이경진 교수 연구팀은 MDW-MRAM에 사용하던 강자성(Ferromagnets) 소재를 새로운 페리자성(Ferrimagnets) 소재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스핀 전달 효율이 약 20배 커져 구동 전류 효율이 약 20배 이상 개선됨을 확인했다. 소비전력을 기존 대비 95% 이상 절감할 돌파구를 제시한 것이다.

이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차세대 MDW-MRAM 기술의 난제였던 높은 전력소모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원섭 성균관대 교수와 강용묵 고려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2차 전지 충전용량의 한계를 극복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윤원섭 성균관대, 강용묵 고려대 교수 공동 연구팀
윤원섭 성균관대, 강용묵 고려대 교수 공동 연구팀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쓰이는 2차 전지를 얼마나 오래 사용할지는 양극 소재의 성능에 대부분 의존한다.

기존 2차 전지에 사용하는 양극 소재는 전기를 운반하는 양이온층과 금속산화물층이 교대로 층층이 쌓인 형태의 구조물이다. 전지 충·방전 과정에서 일정량 이상의 양이온이 움직이면 층간 구조가 무너져 회복되지 않는 성질이 있다. 이런 비가역적 구조 변화로 양극 소재가 본래 저장할 수 있는 충전용량을 100%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망간계 산화물인 버네사이트(Birnessite)를 이용하면 층과 층 사이에 존재하는 결정수(crystal water)의 양과 위치에 따라 층간 구조적 특징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를 통해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 변화를 가역적으로 만들어 충전용량을 100%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윤원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극 소재의 구조 변화를 근본적으로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최초로 제시한 연구 결과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지원했으며 지금까지 534개 과제에 6852억원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