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제 SW정책연구소장 "뒤늦은 AI 도입, 이제 총력을 쏟을 때"

입력 2019.09.26 20:33 | 수정 2019.09.27 07:33

"초고속 인터넷을 도입하던 90년대와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지금은 많이 닮았습니다. 다만 차이는 이번엔 우리가 늦게서야 AI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총력을 쏟을 때입니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소장은 26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초고속 인터넷을 발 빠르게 도입해 네트워크 강국이 된 만큼 AI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국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을 강조했다.

SP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이다. 2014년 3월 설립돼 소프트웨어 주요 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박현제 SPRi 소장. / SPRi 제공
박현제 소장은 올 6월 제3대 SPRi 소장으로 취임한 후 기자와 만난 첫 자리에서 소프트웨어가 곧 AI임을 강조하며 관련 정책 연구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기술적으로 보면 소프트웨어 기술과 같다"면서 "소프트웨어 분야 중 미래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한국의 AI 경쟁력이 선두에서 멀어져 있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AI 기술로 국가를 나눴을 때 우리는 선두 그룹이 아니라 2그룹에 있다"면서 "2그룹 중에서도 밑이라는 얘기가 들린다"며 AI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 소장이 이처럼 AI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전력에 있다. 그는 벤처 1세대 대표 인물이다. 90년대 초 솔빛미디어부터 두루넷과 온넷시스템즈코리아를 거치며 벤처 신드롬 중심에서 활약을 펼쳤다. 한국이 5세대(G)를 선점하며 어떻게 네트워크 강국으로 떠올랐는지 초고속 인터넷 도입 전 과정을 생생히 경험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인터넷 초창기 시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초고속 인터넷을 강조했고, 우리나라가 여러 노력 끝에 네트워크 강대국이 됐다"며 "올해는 손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AI를 강조했는데,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이점은 기술 개발의 도입 시기다. 박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개발이 시작되던 시기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기술 도입에 뛰어들어 글로벌 우위를 갖출 수 있었다. 반면 AI 기술은 그때와 달리 출발이 늦은 편이다. 미국과 중국 등 AI 기술에 있어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곳과 대결을 펼쳐야 한다.

SPRi 오찬 간담회 모습. / SPRi 제공
SPRi는 이를 위해 AI 국책연구기관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AI 기반의 혁신 성장에 보탬이 되고자 ‘AI 정책연구소’로 거듭나겠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AI 정책 연구를 대폭 강화해 ▲AI산업 실태조사 ▲AI기업 및 인재육성 방안 ▲AI 분야 법·제도 ▲차세대 AI 기술 확보 방안 ▲지능화 지수 개발 ▲AI 통계 등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달 초 조직 개편으로 AI 정책연구팀을 신설한 것이 SPRi의 변화된 기조를 보여주는 한 예다. AI 정책 연구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연구소 전 직원의 AI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노력의 방편이다.

박 소장은 산업계에 오래 몸담은 전력을 살려 각 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그는 "각 기업별로 AI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현재 그 기업의 기술이 어느 수준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공하고자 지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 자료에만 머무르는 지능화 지수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지수 등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 소장은 "지수 개발에 있어서 글로벌 기관과의 공동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국제사회와 소통하는 글로벌 AI국책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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