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자동차에서 볼 수있습니다. 운전할 때 꼭 착용해야 합니다. 생명을 지켜주는 벨트입니다."

SK텔레콤 AI스피커 ‘누구’에 탑재한 치매 예방 서비스 ‘두뇌 톡톡’이 낸 문제다. 정답은 안전벨트다. 어르신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 AI스피커로 이같은 12가지 유형의 퀴즈를 푼다. SK텔레콤은 개인별 퀴즈 완료 횟수 및 게임 진행 일자 등을 통계 데이터로 관리한다.

어르신들은 집안에서 AI 스피커를 통해 치매 예방 효과가 검증된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기관∙병원을 찾아 면대면(面對面) 훈련을 받는 것을 주저하는 어르신들도 자유로운 훈련이 가능하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특화 기능 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특화 기능 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AI 스피커 기반 독거 어르신 치매예방 서비스 개발∙확산 나서

‘인공지능(AI) 돌봄’ 서비스가 독거 어르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에서 치매 예방 및 복약 지도를 수행하는 건강 지킴 도우미로 진화한다.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은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특화 기능 설명회를 개최했다. 양측은 이날 취약계층 독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AI기반의 치매 예방 프로그램 개발 및 확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취약계층 어르신들은 돈을 내고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신청하거나 지원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AI스피커를 활용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두뇌톡톡은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전국의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등 100곳에서 운영하는 인지 능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음성기반 AI 서비스로 구현한 것이다.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AI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어르신이 SK텔레콤 누구 AI스피커에 "아리아, 두뇌톡톡 시작해"로 호출하고, "준비되셨으면 화이팅이라고 말씀해주세요"라는 스피커의 안내에 따라 "화이팅"을 외치면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윤정혜 서울대 교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으로 치매를 5~7년 늦출 수 있음을 증명하는 논문이 많이 나왔다"며 "연구팀에서도 실제 예방 효과가 있을지 충분히 검토해 개발했고 향후 3개월간 두뇌 톡톡의 효과성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모 할머니(64)가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하는 ‘두뇌톡톡’으로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김모 할머니(64)가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하는 ‘두뇌톡톡’으로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인공지능 돌봄 특화 서비스는 두뇌톡톡 외에 ‘소식톡톡’과 ‘건강톡톡’을 선보인다.

소식톡톡은 행복커뮤니티 ICT 케어센터 또는 지자체(구청, 복지센터, 보건소 등)에서 특정 대상자 또는 그룹단위로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다. 지자체는 지역내 및 복지센터 이벤트(그룹 대상) 그리고 복약지도∙내원안내(개인 대상) 등 소식을 전달한다. 행복 커뮤니티 ICT 케어센터는 스피커에 대한 사용 안내, 폭염∙장마 등 재난∙재해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대병원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건강톡톡은 어르신들의 관심사항인 만성질환(고혈압,관절염, 당뇨 등) 증상∙진단∙치료 방법을 포함해 응급처치∙건강검진 관련 유의사항 등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SK텔레콤과 LH가 9월 30일 강남구 소재 LH서울지역본부에서 ‘인공지능 서비스’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백경훈 LH공사 주거복지본부장·나양원 행복한에코폰 상임이사.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과 LH가 9월 30일 강남구 소재 LH서울지역본부에서 ‘인공지능 서비스’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백경훈 LH공사 주거복지본부장·나양원 행복한에코폰 상임이사. / SK텔레콤 제공
지자체에서 공공기관(LH)으로 ‘인공지능 돌봄’ 확산

SK텔레콤과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치매 예방 서비스를 포함해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거와 ICT 복지를 결합한 어르신 케어 서비스를 1일부터 선보인다.

SK텔레콤, 한국토지주택공사, 사회적 기업 행복한에코폰은 서울 강북구 번동 및 노원구 중계동 LH임대단지 내 독거 어르신 및 장애인 등 총 500세대(3100가구)를 대상으로 건강 관리 기능이 대폭 강화된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서비스(특화)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지난 6개월간 전국의 8개 지자체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행했다. LH공사와 협업을 계기로 인공지능 돌봄 영역을 확장한다.

LH는 65세 어르신 대상으로 현장 돌봄 매니저를 선발(일명 ‘무지개사원·500세대 기준 40명)하고 세대방문 및 상담 등을 통해 입주민에게 1대1 맞춤 케어서비스를 제공한다. 긴급상황 발생시 관리사무소 연계해 화재와 지진 등 비상상황 알림 서비스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영구임대단지 내 사회복지관에 취약계층을 위한 노인전문상담사도 배치할 계획이다.

양사는 1년간의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LH형 서비스 모델을 개발한다. 이후 이를 전국 900개 임대단지로 확대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행복한에코폰은 임대단지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보완∙개선한다.

박철홍 LH 주거자산관리처장은 "시설 투자는 SK텔레콤과 5대5로 부담한다. 고정 자산으로 잡히는 건 LH가, 콘텐츠나 네트워크 서비스는 SK텔레콤이 부담하는 식이다"라며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사업 확장을 전향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사회공헌을 넘어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민간 협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준호 그룹장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수익을 내고 매출을 내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라며 "좋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에 색안경을 낀 시선이 일부 있지만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서비스의 유료 제공이 일상화하면 자연스럽게 사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