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형 그래픽카드 어댑터, 조텍 ‘앰프 박스 미니’
썬더볼트 3 지원 타입C 포트에 꽂으면 바로 사용

요즘 개인용 PC로 노트북을 쓰는 사람이 많다.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고, 데스크톱보다 자리도 덜 차지하기 때문에 1인 가구에서 쓰기도 좋다. 최근에는 ‘그램’을 시작으로 1㎏ 남짓한 무게로 휴대성을 더욱 높인 제품들이 인기다.

하지만 아쉬울 때가 있다. 바로 ‘게임’이다. 이동성과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은 전력 소모도 크고 열도 많이 발생하는 게임과 상극이다. 고성능 GPU를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이 나오지만, 이러한 제품들은 2㎏을 넘나드는 무게와 큼직한 어댑터로 휴대성과 이동성이 훨씬 떨어진다. 이미 노트북을 가지고 있다면 게임 때문에 노트북을 바꾸는 것도 부담이다.

노트북에서 데스크톱용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eGPU 케이스인 조텍 ‘앰프 박스 미니’(왼쪽). / 최용석 기자
노트북에서 데스크톱용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eGPU 케이스인 조텍 ‘앰프 박스 미니’(왼쪽). / 최용석 기자
초박형·초경량 노트북에서 게임을 즐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트북이 썬더볼트 3 포트를 지원하고, 조텍의 ‘앰프 박스 미니(AMP Box Mini)’와 같은 외장형 그래픽 어댑터(eGPU)만 있다면 이동성을 강조한 노트북에서도 각종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썬더볼트(Thunderbolt)는 인텔과 애플이 공동 개발한 고속 외부 인터페이스다. 가장 최신 규격인 썬더볼트 3는 40Gbps의 전송속도로 일반 USB 3.0(USB 3.1 Gen1)의 8배, USB 3.1(USB 3.1 Gen2)보다 4배 더 빠르다.

조텍 앰프 박스 미니에 조텍 지포스 GTX 1660 Ti 트윈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모습. / 최용석 기자
조텍 앰프 박스 미니에 조텍 지포스 GTX 1660 Ti 트윈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모습. / 최용석 기자
조텍 앰프 박스 미니를 비롯한 eGPU 제품들은 이러한 썬더볼트의 빠른 전송속도를 이용, 데스크톱용 그래픽카드를 노트북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외형은 얼핏 미니 PC처럼 보이지만, 내부 구조는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기 위한 PCI 익스프레스 슬롯만 달린 매우 단순한 형태다.

조텍 앰프 박스 미니의 경우, 21㎝ 이내의 길이와 최대 소비전력 230W 이하의 그래픽카드는 모두 장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조텍 앰프 박스 미니의 경우, 21㎝ 이내의 길이와 최대 소비전력 230W 이하의 그래픽카드는 모두 장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물론, 모든 그래픽카드를 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GPU 케이스의 물리적인 크기와 최대로 공급할 수 있는 전원 출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조텍 앰프 박스 미니는 내부 용적의 한계로 최대 길이 210mm인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전원 공급은 일반 모델은 최대 180W, 고용량 어댑터 모델은 최대 230W까지 지원한다. 조텍 그래픽카드 기준으로 지포스 GTX 1660 Ti 트윈(TWIN) 모델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크기와 최대 소비전력만 맞는다면 타사 그래픽카드도 장착할 수 있다.

노트북은 썬더볼트 3를 지원하는 타입C 포트가 달려있고, 윈도10 운영체제가 설치된 제품이면 된다. 테스트에는 인텔 8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썬더볼트 3를 지원하는 LG전자 ‘그램 17’을 사용했다.

연결은 외장하드를 연결하는 것 만큼 간단하다. eGPU의 썬더볼트 케이블을 노트북에 꽂기만 하면 된다. / 최용석 기자
연결은 외장하드를 연결하는 것 만큼 간단하다. eGPU의 썬더볼트 케이블을 노트북에 꽂기만 하면 된다. / 최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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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그램 17에 조텍 앰프박스 미니를 연결한 모습. / 최용석 기자
LG 그램 17에 조텍 앰프박스 미니를 연결한 모습. / 최용석 기자
연결은 외장하드처럼 간단하다. 조립이 끝난 앰프 박스 미니에 전원을 넣고, 썬더볼트 케이블을 노트북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인식한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도 자동으로 설치한다.

드라이버까지 설치가 끝나면 eGPU의 그래픽카드를 노트북에 직접 장착한 그래픽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GPU-Z’ 같은 그래픽카드 정보 확인 프로그램에서도 정상적으로 그래픽카드가 인식된다.

LG 그램의 인텔 내장 그래픽(UHD 그래픽스 620, 왼쪽)뿐 아니라 앰프 박스 미니로 연결한 조텍 지포스 GTX 1660 Ti 그래픽카드(오른쪽)도 제대로 인식된다. / 최용석 기자,
LG 그램의 인텔 내장 그래픽(UHD 그래픽스 620, 왼쪽)뿐 아니라 앰프 박스 미니로 연결한 조텍 지포스 GTX 1660 Ti 그래픽카드(오른쪽)도 제대로 인식된다. / 최용석 기자,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게임까지 플레이할 수 있을까. 우선 CPU 내장 그래픽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조텍 앰프 박스 미니를 노트북에서 분리하고 ‘오버워치’ 게임을 실행했다.

오버워치는 실행 시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설정을 자동으로 잡는다. CPU 내장 그래픽만으로 실행한 오버워치는 HD(720p, 1280x720)를 조금 넘는 1366x768의 해상도와 그래픽품질 ‘낮음’으로 실행됐다. 화면 프레임도 최대 30프레임으로 제한됐다.

LG 그램 17에서 인텔 내장그래픽(왼쪽)과 조텍 앰프 박스 미니를 장착한 상태(오른쪽)의 오버워치 게임 화질 비교. 해상도는 물론, 화면 프레임, 그래픽 효과 등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난다. / 최용석 기자
LG 그램 17에서 인텔 내장그래픽(왼쪽)과 조텍 앰프 박스 미니를 장착한 상태(오른쪽)의 오버워치 게임 화질 비교. 해상도는 물론, 화면 프레임, 그래픽 효과 등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난다. / 최용석 기자
실제 게임이 아닌 ‘훈련장’의 연습 모드에도 불구하고 거의 플레이하기 힘든 화질과 퍼포먼스를 보인다. 말 그대로 ‘실행만 가능한 수준’으로, 본격적인 실전 플레이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 와중에 CPU와 내장 그래픽의 발열을 배출하기 위해 노트북의 냉각팬이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상당한 소음도 발생한다.

이번에는 앰프 박스 미니를 연결한 상태에서 오버워치를 실행해봤다. 그램 17 노트북의 최대 해상도인 2560x1600의 해상도에서 그래픽품질은 ‘매우 높음’으로 잡힌다. ‘훈련장’ 연습 모드에서 플레이해 보니 화면 프레임도 안정적인 60프레임을 넘나든다. 화질과 퍼포먼스도 본격적인 게이밍 노트북과 비교해 손색없을 정도다.

노트북의 팬 소음도 훨씬 적다. 내장 그래픽만 사용할 때는 CPU와 내장 그래픽이 최대 성능을 발휘하면서 열이 많이 발생했지만, 조텍 앰프 박스 미니를 통해 외부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때에는 CPU만 사용하면서 발열도 그만큼 줄어든다. 조텍 앰프 박스 미니에 장착된 그래픽카드는 자체 냉각팬으로 냉각하기 때문에 온도도 안정적이고, 소음도 훨씬 적다.

조텍 앰프 박스 미니만 있으면 LG 그램같은 초박형·초경량 노트북도 게이밍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조텍 앰프 박스 미니만 있으면 LG 그램같은 초박형·초경량 노트북도 게이밍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조텍 앰프 박스 미니만 있으면 평소에는 노트북 본체만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업무를 보고, 집에 돌아와서는 좋아하는 게임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본격적인 게이밍 노트북도 실외에서 게임을 실행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조텍 앰프 박스 같은 eGPU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나중에 노트북을 바꿔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그래픽카드만 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썬더볼트 인터페이스의 전송속도 한계로 같은 GPU를 탑재한 데스크톱이나 게이밍 노트북보다는 그래픽 성능이 조금 떨어진다. 특히 ‘게임’만을 목적으로 구성한 게이밍 조립 PC와 비교하면 확실히 ‘가성비’가 떨어진다.

대신 노트북의 이동성과 ‘게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점은 대체할 수 없는 최고 장점이다. 이동성 좋은 최신 노트북을 가지고 있으면서 ‘게임’까지 즐기고 싶다면 조텍 앰프 박스 미니와 같은 eGPU 제품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