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시장의 트렌드는 5세대 통신 상용화와 제4차 산업혁명의 조류가 만나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한다. 핵심인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신제품으로 중무장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전통적 유통 강자를 밀어낸 신진 전문몰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강소기업 탄생의 기대감을 높인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 중심의 결제 행태는 페이 등 새로운 솔루션의 등장후 빠르게 변모한다. IT조선은 최근 모바일 분야 각광받는 전문몰과 결제 업체 등을 직접 찾아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인터뷰] 강성길 그녀의 살림창고 대표
11조2535억원. 2019년 8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 총액이다. 2015년 온라인쇼핑 거래액 4조3300억원의 두배를 훌쩍 넘는다. 온라인쇼핑몰 시장이 점점 커지는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새로 생기는 업체도 많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업체도 상당하다. 단출하게 2명이 시작한 사업이지만, 전쟁같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은 쇼핑몰의 생존비법이 궁금하기만 하다.
남들보다 한 박자 빨리
강 대표는 단순하지만 지키기 힘든 그녀의 살림창고 생존 비법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며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순간 모든 것에서 밀린다"고 말했다.
그는 성능이나 품질은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소비자 유인책은 예나 지금이나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규모 기업은 대형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수백만개의 제품을 취급할 수 없기 때문에 시즌성 제품을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12월에 팔아야 할 제품을 10월부터 판매하는 식이다.
강 대표는 "이제 곧 11월이지만 겨울용 제품 판매에 벌써 준비 중이다"며 "6~7년 간 쇼핑사업을 하다 보니, 어느 시기에 어떤 물건이 잘 팔리는지에 대한 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초반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했는데, 이것이 충성고객을 모집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말도 했다. 그는 "고객들이 댓글을 남기면 하나하나 다 응대했다"며 "아주머니들께서 전화로 문의를 할 때도 단순히 업무적으로 대하지 않고 길게 말씀하셔도 다 들어주고 세심하게 응대했다"고 말했다.
절친과 함께 시작한 약초 원물 공동구매 ‘대박'
블로그 마케팅을 하던 강 대표는 친한 친구와 함께 공동구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시작은 약초 원물을 파는 것이었다.
강 대표는 "그때 한창 ‘천기누설'이란 건강 정보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나오는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였다"며 "그래서 ‘약초 원물’을 첫 공동구매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사실 소비가 잘 되고, 주기가 짧은 제품은 식품이다"며 "재구매율도 높기 때문에 식품 카테고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사업이 잘돼 규모를 확장하다 보니 2015년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며 "친구와 둘이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직원이 20명쯤이며, 개인(사업자)일때 연매출 30억~40억원쯤이었지만, 법인 이후 2018년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 지금은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플랫폼 변화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
쇼핑 플랫폼은 주기적으로 변화한다.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2019년은 매출이 주춤하고 있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그는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페,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순으로 공동구매가 활성화된 플랫폼이 변화해 왔다"며 "이제는 ‘비디오 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플랫폼의 형태로 시작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고 위기다"며 "방송을 전혀 모르고 해보지도 않던 제가 직접 방송에 서기까지는 많은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유명인이나 직원을 쓰지 않고 저와 동업자 친구가 직접 방송을 하려는 이유는, 영상을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해버리면 브랜드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며 "쇼핑몰을 대표하는 사람이 직접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만큼 신뢰도가 높고, 안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정이지만, 첫 방송을 14일 시작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미디어커머스 외에도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2018년 의류쇼핑몰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새롭게 가전사업에도 도전한다. 2020년 여름 시즌을 대비해 서큘레이터 제작 발주에 들어갔다. 브랜드명은 아직 미정이다.
강 대표는 "의류쇼핑몰은 아직 투자하는 단계다"며 "향후 카테고리를 의류(메리모드), 리빙(그녀의살림창고), 건강기능식품(미정), 가전(미정) 등으로 세분화해 계열사처럼 나눠 사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같이 (사업을)시작했던 사람들이 몇 달 뒤 없어지는 것을 수도 없이 봐왔다"며 "시장에서 존폐 갈림길에 서 있을 때 다양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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