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인간 화가가 협업해 그린 독도 그림이 경매 3일 만에 2000만원을 돌파했다. ‘AI 아트’가 새로운 재테크 분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 AI 전문기업 펄스나인은 4일 AI와 인간 화가의 협업 작품인 ‘코뮌 위드(Commune with...)’가 경매 3일 만에 2000만원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AI와 인간 화가의 합작품 ‘코뮌 위드’. 독도를 그려냈다. / 펄스나인 제공
AI와 인간 화가의 합작품 ‘코뮌 위드’. 독도를 그려냈다. / 펄스나인 제공
펄스나인은 9월 26일 온라인 아트 펀딩 플랫폼 아트투게더에서 ‘AI 화가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간담회를 열고 코뮌 위드 작품을 선보였다.

코뮌 위드는 극사실주의 화가 두민과 펄스나인의 그래픽 AI 기술인 ‘이메진AI’가 만나 협업으로 완성한 독도 그림이다. 수면을 경계로 두민 작가가 지상 위 독도를 서양화 기법으로 그렸다면, 이메진AI는 수면에 비치는 독도를 동양화 기법으로 그려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IT와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가 모여 AI 아트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지은 펄스나인 대표는 "이메진AI가 인간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상생 관계임을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면서 "향후 AI가 인간이 지닌 상상력과 창의력을 돕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민 작가는 "AI와 인간이 협업한 1호 작품을 기획하게 돼 영광이다"면서 "AI 화가의 등장이 예술계에 위협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AI 화가가 위협일지 혹은 축복일지는 인간의 대응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I는 인간의 표현 영역을 확대하고 작품 기획 단계에서 변화를 주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법과 새로운 예술 시장을 열어 작가에게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지은 펄스나인 대표(사진 가운데). / 펄스나인 제공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지은 펄스나인 대표(사진 가운데). / 펄스나인 제공
우리나라에서는 AI 아트가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상당한 관심을 끄는 모습이다.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이 AI 창작물에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AI 화가 ‘오비우스’가 그린 ‘에드몽 드 벨라미’ 작품은 43만2000달러(4억9300만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았다. 예상 낙찰가 1만달러보다 약 40배 높은 가격이다. 유럽에서는 다수의 AI 작품이 수천만 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펄스나인이 공개한 독도 작품도 공개된 후 3일 만에 2000만원이 넘는 펀딩 금액을 모았다. 한국에서도 AI 아트 시장이 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미술품이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는 추세에서 AI 아트의 도입이 해당 시장을 더 활발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술품의 통상 수익은 연 12% 정도다. 시중 은행의 평균 수익인 2.2%와 비교해 높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사기관 아트마켓리서치(AMR)가 발표하는 미술품 가격지수 ‘아트 100 지수’는 지난해 1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5.6%, 3.9% 하락한 것과 달리 큰 호조를 보였다.

펄스나인은 코뮌 위드 작품으로 아트투게더에서 10월 10일까지 2주간 펀딩을 진행할 계획이다. 누구나 만원 이상부터 투자할 수 있다. 이달 중순에는 코뮌 위드의 두 번째 드로잉 작품 펀딩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