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연주회가 열렸다. 직접 연주한 것은 아니다. 세계 음악의 DNA를 인공지능이 융합해 작곡하면 그 악보를 아이패드로 받은 사람이 연주한다.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7일(현지시각) 개막한 ‘세계정보기술대회(WCIT) 2019’ 사전 행사로 ‘공화국 광장(Republic Square)’에서 AI 콘서트가 열렸다.

WCIT 개막 사전 행사 영상. /아르메니아 현지 매체 ’Ազատություն’ 유튜브

오케스트라는 40년 동안 WCIT를 주최한 15개 국가 출신 100명으로 꾸렸다. 지휘는 아르메니아 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수석 지휘자 ‘마에스트로’ 세르게이 심바티얀이 맡았다.

주목할만한 것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음악이다. AI가 연주에 참여한 국가의 음악적 DNA를 모두 융합해 구성한 곡이다.

AI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방식으로 곡을 만든다. 이를테면 아르메니아풍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AI는 수천 개의 전통적인 아르메니아 음악을 분석해 DNA를 추출한다. 이후 이를 악보로 만들어 연주하는 음악가의 아이패드에 보낸다. 오케스트라는 AI가 작곡한 음악을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연주한다.

현지 매체인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클래식 음악을 AI가 실시간으로 작곡하고 인간 음악가 오케스트라가 이를 라이브 연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작곡한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모습. /WCIT 제공
AI가 작곡한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모습. /WCIT 제공
이에 더해 오케스트라는 아르메니아 작곡가 아람 하차투리안의 대표곡인 "칼춤(The Sabre Dance)"을 프로젝트 매핑과 함께 선보였다. 프로젝트 매핑은 현실 구조물에 각종 영상을 투영해 색다른 시각 효과를 제공하는 기법을 말한다. 1940년에 건축된 ‘공화국 광장’에 각종 디지털 영상을 투영했다.

심바티얀은 "다국적 음악가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새 플랫폼이다. WCIT 오케스트라는 기술계가 예술·음악의 발전을 돕는 사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기술이 자신과는 거리가 먼 영역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WCIT 오케스트라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개막 공연을 마무리 한 사람은 그래미상을 받은 DJ 겸 프로듀서인 아르민 반 뷰런이었다. 그는 신나는 일렉트로닉댄스음악(EDM)과 화려한 시각 효과를 선보였다.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WCIT 2019는 다수 국가의 기술·비즈니스 리더들이 모여 정보기술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다. 행사는 83개국이 참여하는 ‘세계정보기술서비스연맹WITSA:World Information Technology& Services Alliance)이 주관한다.올해 주제는 ‘탈중앙의 힘:약속과 위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