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m 제작진 "뛰어난 개발력이 곧 엔씨소프트와 리니지2m의 자랑거리"
‘심리스 오픈월드’에서 ‘충돌 효과’ 구현하고, 이를 수용할 서버 기술력도 갖춰
현 세대 기기 성능 뛰어넘은 기술도 이미 개발해 서비스 중 선보일 예정

"개발력이 곧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의 자랑이다. 외국산 '언리얼 엔진'을 해석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인력을 한자리에 모아 이론상 동시접속자 수를 3만명까지 감당할 수 있는 서버를 만들었다"

백승욱 엔씨소프트 개발실장과 김환 엔씨소프트 기술감독(TD)는 8일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서 열린 '리니지2m 기자 간담회'에서 게임의 기술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자 간담회에 참여한 개발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5일 "향후 몇년간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듯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그만큼 리니지2m은 기술적으로도 많은 공을 들여 만든 게임이라는 것이다.

김환 개발실 기술감독, 백승욱 개발실장,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 김남준 개발실 PD, 차봉섭 개발실 AD. /오시영 기자
김환 개발실 기술감독, 백승욱 개발실장,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 김남준 개발실 PD, 차봉섭 개발실 AD. /오시영 기자
이번 행사에서 엔씨소프트가 기술적으로 가장 강조한 것은 '충돌'과 '오픈월드'다.

충돌은 게임 내 구성요소가 겹치지 않고, ‘부딪히는’ 효과를 주는 것을 말한다. 만약 충돌 처리가 전혀 없는 게임이 있다면 다수가 진을 치고 수비하더라도 강력한 한 사람이 이를 무시하고 유유히 지나가 성안에서 학살하고 나올 수도 있다.

충돌 크기를 구현하더라도 지역 간 경계가 없는 ‘심리스 오픈월드’를 구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용자가 한 맵에 모이지 않으면 충돌할 상황 자체가 일어나기 힘들다. 이탓에 리니지2m은 서버당 동시접속자 수를 경쟁 게임에 비해 2, 3배 정도 늘려 서비스한다.

다수 인원이 한 서버에서 활동하려면 그만큼 사냥터 규모도 더 커야 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리니지2m의 사냥터 하나 규모는 경쟁 게임의 구역 하나 규모에 필적한다. 엔씨소프트는 플레이 설계(Level Design)에도 공들였다. 사냥터에서 이용자 간 전투가 벌어졌을 때, 사냥터마다 다른 전략과 전술을 채택하도록 유도했다.

김남준 엔씨소프트 개발PD가 리니지2m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오시영 기자
김남준 엔씨소프트 개발PD가 리니지2m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오시영 기자
김남준 엔씨소프트 개발PD는 "2019년 하반기 MMORPG 경쟁작이 많은데, 개발자 입장에서 충돌 처리가 없다면 진정한 전쟁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구역(Zone) 방식 게임에서 충돌 없이 고성능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리니지2m은 전설로 남은 원작의 ‘바츠해방전쟁’이 그랬듯 전략과 전술, 다수의 힘이 게임 내에서 유효하게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충돌과 심리스 오픈월드를 구현하는 것 자체도 물론 어렵다. 하지만 이 방식을 채택해 생기는 서버 부하를 잡는 것은 더 어렵다. 김환 TD는 이 부분에서 엔씨소프트의 기술력이 활용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니지2m의 경우 코어가 엄청나게 많은 서버를 구동하는데, 이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짜는 것에는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며 "리니지2m의 경우, 이 부분 코딩을 굉장히 잘해서 서버상에서 지연 현상이 거의 없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고, 클라이언트 최적화도 계속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남준 PD는 "리니지2m은 시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게임이다"며 "쿼터뷰 시점도 지원하는데, 매우 높은 시점에서도 오브젝트를 전부 처리할 수 있는 서버 기술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니지2m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시점을 지원하는 게임이다. 제작진은 게임 시점을 이 화면의 2배만큼 멀리 잡아 전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시영 기자
리니지2m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시점을 지원하는 게임이다. 제작진은 게임 시점을 이 화면의 2배만큼 멀리 잡아 전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시영 기자
리니지2m에서는 엔씨소프트가 평소 연구·개발에 힘쓰는 인공지능(AI) 기술도 만나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MMORPG 장르에서 몬스터가 유저를 상대할 때, 일정 패턴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에서 영지 보스가 이 패턴과 함께 독특한 AI 메카니즘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AI가 주변 상황을 수집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게 했다.

이를테면 영지 보스 중 하나인 ‘여왕개미’는 설정상 굴 안의 병정개미를 먹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시체를 확보하는 것을 중시한다. 이러한 설정을 살리기 위해 여왕개미는 주변 모험가 정보를 수집해 혈맹 단위로 분류하고, 어떤 혈맹이 전투에서 유리한지 판단한다.

이후 더 많은 시체를 만들기 위해 강한 혈맹에게 강화 효과(Buff)를 주고, 약자에게는 기절 효과를 가하는 행동을 한다. 영지 보스 4종은 여왕개미처럼 콘셉에 맞는 AI를 탑재했다.

김남준 PD는 "리니지2m의 보스는 AI를 탑재해 단지 아이템을 뱉어내는 존재가 아니라 이용자간 전쟁을 조율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이는 실험적인 도전이고, AI를 실제로 구현하려면 충분한 사례를 수집해야한다"며 "이탓에 AI는 영지 보스에게 우선 적용하고 추후 이용자의 반응을 살펴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에 따르면 리니지2m의 기술력은 출시 후에도 꾸준히 발전할 예정이다. 김환 TD는 이미 만들어 놓은 기술 중에 현세대 상용화 기기 성능을 뛰어넘는다는 이유로 막아놓은 것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비스 중 상용화 기기의 성능이 늘어나면, PC용 렌더러 기술, 멋진 셰이더 효과 등 다채로운 기술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며 "향후 2년 정도 서비스하며 선보일 분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