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을 맞은 한국 전자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로 50회째인 국내 최대 전자·IT 전시회 ‘2019 한국전자전(KES)'에서 나온 목소리다. 혁신 제품과 차세대 기술 개발에 몰두한 중소·중견기업 덕분이다. 일본 수출 규제, 중국 전자산업의 추격에도 불구, 기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9 한국전자전이 서울 삼성 코엑스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행사 주제는 '초연결 사회, 삶을 IT(잇)다!’로 총 443개 업체가 참여해 1100개 부스를 꾸렸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가상·증강현실(VR·AR)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조명할 최신 제품 및 기술이 전시됐다. 삼성전자, LG전자 외에도 국내외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이 이목을 끌었다.

2019 한국전자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 장미 기자
2019 한국전자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 장미 기자
B2B 영업마케팅 서비스 기업 JKL컴퍼니는 ‘세일즈 콜 분석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AI를 활용해 기업의 영업 활동을 돕는 서비스다. 고객과의 대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선별하는 등 영업 가능성을 점수화해 제공한다.

백세명 JKL컴퍼니 매니저는 "중소벤처기업부 과제로 선정돼 2020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며 "맞춤 질문을 추천하는 등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수유리 유통·가공업체 이코니는 폴더블폰을 위한 강화유리 ‘울트라 씬 글라스(UTG)’를 선보였다. 두께 0.05㎜ 제품으로 얇지만 단단해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이코니는 시제품을 S자로 구부려 전시했을 뿐 아니라 직접 접었다 펴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최대원 이코니 부장은 "울트라 씬 글라스를 20만 번 접었다 펴도 파손되지 않는다"며 "갤럭시폴드에 사용된 일본산 폴리이미드 필름을 대체할 소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코니가 초막박 강화유리 ‘울트라 씬 글라스(UTG)’를 전시했다. / 장미 기자
이코니가 초막박 강화유리 ‘울트라 씬 글라스(UTG)’를 전시했다. / 장미 기자
3D 홀로그램 전문기업 코스윌은 ‘홀로그램 광고 솔루션’을 전시했다.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업체 ‘하이퍼비전(HYPERVSN)’ 과의 협력을 통해 고화질 홀로그램 콘텐츠에 안면, 모션, 음성 인식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다. 이상준 코스윌 대표는 "시청자의 얼굴 및 특징을 인식해 성별, 연령대, 체류시간 등을 분석하고 맞춤형 광고를 제시한다"며 "AI 음성 서비스가 오늘의 운세를 알려주기도 한다"고 했다.

모듈 생산업체 네오디스는 도트 매트릭스 모듈을 활용한 PMOELD를 전시했다. 숫자 외에도 다양한 글자나 이미지를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활용도를 높인다. 남우창 네오디스 과장은 "세계에서 해당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10곳도 안 된다"며 "에어드레서, 세탁기, 청소기 등 삼성전자 가전 대부분에 (네오디스 PMOELD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패턴인식 및 머신러닝 연구실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반 스마트홈 및 문자 입력 시스템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할 때 발생하는 뇌파를 이용해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방지선 고려대 박사는 "생각만으로 가전기기를 제어하거나 글자를 입력할 수 있어 근육 손상 환자의 생활을 도울 수 있다"며 "전극을 부착해야 하는 한계를 극복한다면 실생활에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 패턴인식 및 머신러닝 연구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반 기술을 시연했다. / 장미 기자
고려대학교 패턴인식 및 머신러닝 연구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반 기술을 시연했다. / 장미 기자
그밖에 ▲초경량 스마트 글라스 ▲VR 모션 시뮬레이터 ▲24GHz 카메라 일체형 트래픽 레이더 ▲차량용 고정형 라이다 ▲AE기반 자외선,조도,온도 복합센서 ▲클라우드 통합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 ▲스마트 미러 등이 전시됐다.

정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 전자산업 발전 및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격려사를 통해 "선진국보다 뒤늦게 출발한 우리 전자산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자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전자산업인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다"며 "정부도 나서서 전자산업을 전방위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