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9일, 한글날은 단순히 ‘노는 날’이 아니라 세종대왕과 학자가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해서 세상에 발표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다.

궁서체로 쓴 한글. /위키백과 갈무리
궁서체로 쓴 한글. /위키백과 갈무리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1446년(세종 28년) 음력 9월에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이를 근거로 1926년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와 신민사가 음력 9월 29일에 훈민정음 반포 여덟 회갑(480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이를 제1회 ‘가갸날’이라고 했다.

국어학자 주시경이 ‘한글’이라는 이름을 지은 뒤인 1928년에는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다. 광복 후에는 날짜를 양력 10월 9일로 바꾸고, 2006년부터는 국경일로 지정했다.

이처럼 한글을 기리는 한글날, 정식 한글(한국어)화해 출시한 게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한글(한국어)화를 거쳐 출시한 게임 세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9년 만에 한글화 출시…EA ‘피파(FIFA) 20’

EA는 피파20을 한글(한국어)화해 PS4, 엑스박스원, PC 플랫폼에서 9월 28일 출시했다. 피파 시리즈의 한국어화는 2009년 출시한 엑스박스 버전 피파10 이후 10년 만이다.

피파20은 전체적으로 ‘현실 축구’를 게임 속에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 게임이다. 이를 위해 그래픽 수준을 전작보다 향상했다. 게임 플레이 면에서도 이용자가 조종하지 않는 인공지능(AI) 선수의 지능이나 공의 물리 시스템 등을 고려해 개선했다.

피파20 플레이 영상. /촬영·편집=노창호 PD

피파 얼티밋 팀(FUT), 커리어 모드 등 기존 시리즈에서 인기 있던 모드 기능과 콘텐츠도 전반적으로 향상했다. UEFA 주관 챔피언스 리그·유로파 리그·슈퍼컵 경기도 즐길 수 있다.

EA는 길거리 축구(Street Football) 모드인 볼타(VOLTA) 모드도 새롭게 추가했다. 해당 모드에서 이용자는 벽을 이용한 플레이를 비롯한 화려한 길거리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선수의 옷, 헤어스타일, 문신, 셀레브레이션을 꾸미는 기능도 있다. 프로 구단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이를테면 첼시 FC와 토트넘 스퍼스가 길거리 축구 경기를 벌이는 것이다.

전작과 달리 출시 시점부터 한국어화...기어박스 ‘보더랜드3’

기어박스 소프트웨어가 개발하고, 2K가 퍼블리싱을 맡은 파밍슈터 게임 ‘보더랜드3’는 9월 13일 플레이스테이션 4, PC, 엑스박스원으로 출시됐다. 파밍 슈터는 일인칭 슈팅 게임(FPS)과 역할 수행 게임(RPG)을 결합한 게임 장르다.

전작인 ‘보더랜드2’는 2012년 9월 출시 이후 본편 한글화까지 4개월 정도 걸렸다. 이후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 한글화도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보더랜드3는 이와 달리 출시 시점부터 한글화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음성 한국어화(더빙)까지 지원한다.

. /2K제공
. /2K제공
보더랜드3는 스팀에 출시한 전작과 달리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기간독점으로 출시할 것을 결정하면서 일부 스팀 팬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화난 일부 이용자가 스팀 ‘보더랜드 시리즈’ 평점을 테러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출시한 이후 게임 보더랜드3은 순항 중이다. 9일 기준 메타크리틱 평점은 83점이다.

2K 측은 PC 플랫폼 판매량도 많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예약 판매 기록도 새로 썼을 정도다. 게임 출시 당일에는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시청률 1위 게임에 오르면서 트위치 누적 시청 1400만 시간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도 한글(한국어)화 바람, ‘검협, 그리고 전설’

네시삼십삼분이 9월 30일 선보인 ‘검협, 그리고 전설’은 중국 개발사 시산쥐(西山居)가 개발해 2018년 7월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검협세계2’를 한국어화해 선보인 작품이다.

이 게임은 흑막 ‘나란잠영’이 저주받은 전설의 검 ‘담로검’을 빼앗아 달아나자, 여섯 문파에서 최고의 제자(이용자)를 파견해 이를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네시삼십삼분은 게임을 전면 한글화하고 임무 수행 중 만나는 대부분의 NPC 음성을 한국어로 더빙해 몰입감을 높였다.

독수리를 타고 날아다니는 모습. /오시영 기자
독수리를 타고 날아다니는 모습. /오시영 기자
게임은 전체적으로 무협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래 달리면 경공술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4단 도약해 공중을 날아다니거나 지붕을 뛰어넘고, 독수리를 불러 탑승해 날아다닐 수도 있다. 가야금, 부채 등 개성있는 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도 마련했다.

다만 일부 이용자는 대규모 다중접속 플레이 중심 게임치고는 홍보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는 "현재로선 다소 마케팅이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비스 안정화 등 이슈를 해결하면 본격적으로 게임 홍보에 더 힘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