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블리츠청(Blitzchung)’은 7일(현지시각) 열린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게임 대회 이후 홍콩을 중국으로부터 해방할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세계인의 시선을 끌었다.
블리자드는 8일, 공식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2019년 10월 5일부터 1년간 블리츠청 선수를 하스스톤 프로게이머에서 제명한다"고 밝혔다.
당시 게임을 중계하던 캐스터 두 명도 해고했다. 회사는 프로게이머 제명과 캐스터 해고 이유에 대해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경기 규칙 6.1항’을 근거로 들었다.
블리자드가 근거로 제시한 ‘6.1항'의 내용은 이렇다. ―공공의 평판을 떨어뜨리거나, 일부나 그룹을 불쾌하게 하거나,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참여하면, 블리자드는 단독 재량으로, 선수의 그랜드마스터즈 자격을 박탈하고 상금을 0달러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더해 약관과 블리자드에 의한 다른 조치도 취할 수 있다.
게임 팬들은 프로게이머 블리츠청에 대한 블리자드의 행동이 이제까지 회사가 추구했던 가치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블리자드는 "세계적으로 생각하기"와 "모든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가치를 꾸준히 밝혀온 바 있다.
블리자드에 대한 반발 움직임에 블리자드 일부 직원도 참여했다는 소식도 있다. 국외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9일 액티비전 블리자드 직원 중 일부가 블리츠청을 지지하기 위해 화요일 오후 퇴근했다고 보도했다.
다수 부서의 블리자드 직원이 9일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블리자드 본사의 오크전사 동상에 모였다. 이 동상은 블리자드의 상징적 구조물이다. 게임 매체 PC게이머는 제프 카플란 오버워치 디렉터의 입을 빌려 오크 동상 앞에서 블리자드 직원이 샴페인 토스트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위대의 수는 하루 종일 변했다. 12명에서 30명 사이 직원이 동시에 시위에 참여했다. 블리자드 한 직원은 "행정실에서 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어 시위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은 시위대의 의견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블리자드 한 직원은 데일리비스트와의 대화에서 "블리자드가 블리츠청을 제재한 것은 꽤 놀랍지만 사실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며 "블리자드는 중국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실망했다"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세계 사람이 게임을 즐기기를 원하지만, 이번 행동은 정치적 중립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비스트는 직원들이 직업적 위치로 인해 익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 일부에서도 블리자드의 행동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론 와이든 상원 의원은 "블리자드가 중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기꺼이 ‘굴복’했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은 "현세대 미국 정치인이 전부 사라진 후에도 그 영향이 오래 남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2019년 상반기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매출의 12%(4700억원)을 벌었는데, 많은 부분이 중국 매출이었다. 스팀은 한 주 동안 미국 이용자에게 65 페타바이트, 중국 이용자에게 60.8 페타바이트쯤의 게임을 제공한다.
2016년에는 중국이 영화 ‘워크래프트’를 구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개막 첫 주에 미국에서 2400만달러(287억원)를 벌었다.
이 영화는 제작비가 1억6000만달러(1900억원) 규모였기 때문에 이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워크래프트는 영화 개봉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며 개봉 첫 주에 1억5500만달러(1850억원)를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