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기술기기 전시회 CES에 세계 미디어와 소비자의 눈과 귀가 모인다. 삼성·LG전자를 비롯해 세계 주요 전자 및 정보통신기업이 모여 그 해의 기술 유행을 제시한다.

3개월여 후, 2020년 1월 7일(현지시각) 개막할 CES2020에 참가하는 기업 4000여곳은 어떤 주제를 다룰까. 30여개 전시 부문 가운데 소비자를 놀라게 할 기술 및 기기는 무엇일까.

CES 영업, 비즈니스 및 업계 임원 관리를 담당하는 브라이언 문 전미소비자기술협회(이하 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인터내셔널 세일즈 부사장은 키워드 다섯개를 제시했다. 5G·AI(인공지능)·블록체인·데이터·스마트 어시스턴트다.

그는 "5G는 여전히 업계 화두다. 세계 이동통신사와 스마트 기기 기업이 참가해 5G 산업계를 조망할 것이다. 실시간 원격 수술을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 차량과 건물과 사람을 하나로 잇는 스마트시티 시대를 5G가 열 것이다"고 기대했다.

문 부사장은 "CES2020에서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 고도화된 AI를 소개하겠다. 보안, 결제와 데이터 공유 등 블록체인이 바꿀 기술 사회 양상도 기대해보라. 데이터 및 분석이 기술 생태계와 경제계 양상을 바꾼 것을 CES2020에서 증명하겠다. 스마트스피커·홈·카 등 우리 생활에 편리를 줄 스마트 어시스턴트 기술도 주목해달라"고 밝혔다.

이들 기술은 수년전부터 대두됐다. 얼핏 보면 이전과 같은 주제라며 식상하게 생각할 수 있다. 문 부사장은 2020년은 이들 기술이 개념 단계에서 벗어나, 우리 삶을 실제로 바꾸는 모습을 보일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문 CTA 부사장. / CTA 제공
브라이언 문 CTA 부사장. / CTA 제공
CES에서는 매번 새로운 기술과 유행이 등장한다. 가전과 스마트폰은 물론 3D프린팅과 드론, 가상·증강현실에 블록체인,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이 한데 모여 어우러진다. CES2020에서는 ‘여행·관광’ 파트가 새로 마련돼 관람객을 유혹한다.

앞서 CES2017에서도 세계 최대 유람선 기업 카니발코퍼레이션 아놀드 도널드 CEO가 참가, 사물인터넷 기술을 탑재한 웨어러블 ‘메달리온’을 선보였다. 신분증과 지불 수단을 겸한 제품으로 ‘기술로 여행의 즐거움을 높였다’며 호평 받았다.

문 부사장은 "소비자가 여행 및 관광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스마트하게 즐길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키노트 스피커로 델타항공 CEO를 초빙했다. 새로운 항공기 기술, 항공 라운지의 변화 양상이 궁금하다면 CES2020에서 그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문 부사장은 삼성·LG전자의 ‘8K TV 해상도 및 화질 논란’을 두고 의견을 밝혔다. CTA는 세계 기술 표준을 제시하는 역할도 한다. CTA는 ‘화소수뿐 아니라 화질선명도 수치가 50% 이상이어야 8K TV로 인정한다’는 표준을 9월 밝혔다.

그는 "업계와 제조사가 모여 표결 후 8K TV 표준과 인증 로고를 만들었다. 단, 표준은 필수나 강제 사항은 아니다. 우리는 세계 표준을 만들지만, 이를 따를지 말지는 제조사가 선택할 문제다"고 밝혔다.

문 부사장은 한국 기업 및 소비자에게 감사했다. 매년 CES에 한국에서만 8700명이 방문한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터줏대감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CES2020에는 두산·SK텔레콤·서울반도체가 참가한다. 스타트업 홍보공간 ‘유레카파크’에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주재로 25개 토종 스타트업이 진출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국 기업을 항상 기대한다. 삼성·LG전자는 늘 흥분을 준다. 더군다나 이번 행사에는 새로운 한국 파트너도 참여한다. 이들이 어떤 기술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된다. 처음 참가한 델타항공을 비롯해 여행·관광 전시관에도 갈 것이다. 새로운 기업과 기술을 보는 것은 늘 즐겁다"고 밝혔다.

문 부사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CES는 세계 유수의 기술 기업이 모여 생태계를 만드는 자리다. 우리 행사가 기술산업 전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