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싸이월드 사무실…삼성벤처 투자금 50억원 어쩌나

입력 2019.10.11 19:55 | 수정 2019.10.11 20:26

1세대 소셜미디어인 싸이월드가 역사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다. 10월 들어 접속 불가 상태에 놓인 이후 아예 도메인 서비스 만료까지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용자에게 별 다른 공지조차 하지 않아 싸이월드에 쌓인 추억들이 고스란히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서울 잠실 인근에 위치한 싸이월드 사무실. 아무도 근무를 하지 않는 듯 불이 꺼져있다. / IT조선
11일 IT업계에 따르면 현재 싸이월드는 웹페이지와 앱 모두에서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심지어 싸이월드(cyworld.com) 도메인은 11월12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싸이월드 측이 도메인 계약을 연장하거나 데이터 백업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서비스 초기부터 쌓인 수많은 이용자 데이터는 사실상 사라진다.

싸이월드 측은 여전히 도메인 만료와 서버 장애 등에 명확한 입장과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싸이월드가 14일 이후 사태 원인과 복구 계획 등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해졌지만 이 또한 공식 입장은 아니다.

현재 서울 잠실 인근에 위치한 싸이월드 사무실은 비어있는 상태다. 다만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공지가 붙어있어 내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재 싸이월드 내부 직원 대부분이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1세대 소셜미디어 싸이월드 어쩌다가

1999년 시작된 싸이월드는 한때 가입자수가 3200만명에 육박했던 국내 대표 소셜미디어다. ‘1촌'이라는 인맥 기반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싸이월드가 인기를 끈 건 개인공간인 미니홈피 공이 컸다. 미니홈피에는 다이어리와 BGM(배경음악), 미니홈피 스킨(배경화면), 미니미 등 이용자의 세밀한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각종 아이템이 있었다.

여기에 싸이월드를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한 뒤 메신저 네이트온과 서비스가 연동되며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승승장구하던 싸이월드가 직격탄을 입은 건 2011년 개인정보 유출사건이었다. 이후 급속히 이용자가 이탈했다.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모바일 서비스가 등장한 가운데에도 PC기반 서비스를 이어갔다. 싸이월드 이용자는 빠르게 줄었다. 2014년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싸이월드를 떠났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싸이월드 사무실./ IT조선
삼성의 50억 투자에도 기사회생 실패

프리챌을 창업한 전제완 대표가 2016년 7월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그는 싸이월드를 기반으로 재도약 기회를 노렸다. 전 대표가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회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2017년 싸이월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뉴스 큐레이션 앱 큐(QUE) 서비스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큐가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와 연동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무너졌다. 언론사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지 못해 법적 절차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전 대표는 직원 임금체납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전제완 대표는 회생을 노리며 2018년 8월 블록체인 사업으로 확장했다. 자체 암호화폐인 ‘클링(CLINK)’도 출시했다. 이용자 활동에 리워드로 클링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였다. 전 대표는 여기에 스위스 증시 상장과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 디지털 테마파크 등 신규 사업 런칭 계획까지 내놨다.

하지만 이는 모두 공수표로 돌아갔다. 클링 판매 목표액은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클링 투자자 사이에서는 소송까지 언급된다.

업계에서는 각종 소송과 경영난에 직면한 싸이월드가 도메인 계약 종료를 앞두고도 서버 비용 등 최소한의 유지비조차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별도의 데이터 백업없이 서비스가 그대로 종료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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