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포트라이트] ⑥ 양돈 헬스케어 시장 개척하는 ‘한국축산데이터’

입력 2019.10.14 13:34 | 수정 2019.10.14 13:35

[편집자 주] 산업의 흐름과 트렌드가 끊임없이 달라진다. 그 변화에 따라 시장이 성장하고 또 쇠락한다. 갓 생긴 스타트업이라도 그 흐름을 잘 읽고 타면 성공 확률이 높다. 성장 산업에 어떤 스타트업이 도전할까. 어떤 접근법을 펼칠까. 이를 살펴보면 거꾸로 시장과 산업에 대한 통찰력(인사이트)도 생긴다.

2017년 11월 설립한 한국축산데이터는 보기 드문 축산테크 스타트업이다. IT 개발 인력과 수의학 전문가가 힘을 합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가축 면역관리 솔루션 '팜스케어'를 개발, 보급한다. 지난해 패스트인베스트먼트와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13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축산데이터가 현재 개척하고 있는 시장은 가축, 그중에서도 양돈 헬스케어 시장이다. 백신과 항생제 개발 위주의 치료 목적이 아닌 예방 의학 관점의 돼지 면역 증진과 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자료 한국축산데이터
국내 양돈 시장 규모는 약 7조 원에 이른다. 매년 2700만 마리의 돼지가 태어나 1000만 마리가 죽고 나머지가 일정 기간 사육 후 도축된다. 한국축산데이터는 국내에서 사육하는 돼지 약 1700만 마리를 면역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서 보듯이 사후 대처로는 완벽한 질병 통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 팜스플랜이 관리하는 국내 돼지는 약 5만두 가량. 아직 국내에 양돈 헬스케어라는 개념 자체가 미미한 상황이다. 그만큼 개척할 시장도,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게 한국축산데이터의 판단이다.

"ASF는 돼지 별로 잠복기가 다르게 나타나요. 짧으면 사흘, 길면 20일가량 잠복기를 거쳐 발병되죠. 잠복기 때 돼지 체내 주요 면역 세포 기능이 저하되는데 팜스플랜으로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어요. 이렇게 개별 돼지의 건강 상태를 빨리 파악해 ASF 의심축을 골라내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요.

또 평소 개별 돼지 맞춤 건강 관리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면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ASF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져요. ASF뿐 아니라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죠. 이런 관점에서 모든 돼지 관련 질병이 살처분 같은 사후 조치보다 예방적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의 말이다.

한국축산데이터는 '표준 면역 상태'를 측정하는 면역 지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올 초 ASF 특화 개체 면역 관리에 중점을 둔 '팜스플랜AMS(ASF IMMUNE SUPPORT)'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팜스플랜AMS는 표준 면역 상태 측정 기술로 개체의 현재 면역 상태에 맞는 적절한 조치 후 면역 세포의 활성 강화 정도를 반복 체크해 개체 면역 관리를 실현한다. ASF뿐 아니라 돼지생식기호흡기 증후군(PRRS)이나 돼지유행성설사(PED)에도 적용 가능하다.

팜스플랜 서비스 이미지./자료 한국축산데이터
한국축산데이터는 양돈 헬스케어 솔루션 보급과 함께 건강한 돼지고기 생산과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나이스투밋'은 한국축산데이터가 팜스케어로 관리한 건강한 돼지로 생산한 자체 돼지고기 브랜드다. 사육 기간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고 체계적인 사육 관리 시스템, 주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질병을 예방한다.

"나이스투밋은 저희가 일선 농가의 돼지를 위탁, 관리하고 출하까지 책임져요. 항생제를 쓰지 않고 면역력을 높여 '한 번도 아프지 않은 돼지'에서 건강한 고기를 생산하죠. 건강함은 물론 맛과 육질도 우수해요. 실제 저희가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참가자 80%가 나이스투밋 고기를 가장 맛있는 고기로 꼽았을 정도에요."

나이스투밋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일반 돼지고기보다 판매가가 높아요. 농가 입장에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죠. 나이스투밋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더 많은 농가가 브랜드에 참여할 거고 자연스럽게 팜스플랜 사용도 늘어날 거예요. 이렇게 나이스투밋과 팜스플랜이 상호 작용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의 설명이다.

한국축산데이터 로고./자료 한국축산데이터
한국축산데이터는 팜스플랜을 앞세워 연내 동남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돼지 사육 환경이 열악한 동남아 국가에서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팜스플랜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한 개별 돼지 데이터 수집에 관심이 있는 몇몇 유럽 축산기업의 관심도 받고 있다. 동남아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유럽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게 한국축산데이터의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 관리 돼지 100만, 매출 2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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